안습, 물소리길 리본
Posted 2013. 6.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아서라, 말아라
코스마다 너댓 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 생긴 지 얼마 안 된 물소리길을 걷다 보면 신경
쓰고 주의한다고 했는데도 두어 번씩은 잠시 방향을 잃게 된다. 가야 할 방향과 남은 거리를
보여 주는 리본과 플레이트, 스탠드가 잘 구비돼 있지만, 초행길의 외지인들이 불편을
느낀다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소리길은 생긴 지 두 달이 채 안 된 길답게, 그리고 길 개척의 선구자격인 제주 올레
팀의 자문과 인증을 받은 길답게 길 안내를 그런대로 하고 있지만, 대체로 보행객들은 대충
보고 표식 따라 걷게 마련이라 좀 더 꼼꼼한 안내 시설이 보완되면 좋을 듯 싶다.
가령 표식을 따라 꼭 정해진 길로 가고, 표식을 놓치면 마지막으로 표식을 본 지점까지
돌아와 다시 다음 표식을 찾으라고 돼 있지만, 이거 은근히 이런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것을
예측하고 적어놓은 면피성 문구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자주 즐겨 찾는 길이 되게 하려면,
일단 길 찾기가 쉽고 편해야 하는데, 정 여사처럼 너~무 불편할 정도까진 아니어도
쬐끔 불편한 시스템으로 읽혀졌다.
그 가운데 가장 불편한 것은 올레길을 본따 만든 리본인데, 1코스와 2코스를 한 달
간격으로 걸어본 느낌은 리본 색깔의 변별력이 약하고, 리본을 묶어둔 위치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데는 조금 낫지만, 나뭇가지에 묶어둔 데가 많은데,
이게 생각처럼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물소리길을 만든 양평군 당국은 왜 상징 색깔을 하늘색과 연두색으로 했을까? 나무와
풀이 많은 자연 그대로를 상징하는 색을 골랐으리라 짐작되는데, 문제는 이게 길을 찾는
사람들에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실용적이지 않고 미관이나 형식을 중시한
행정이 낳은 부산물로, 이 길을 걷는 이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
나뭇가지에 매단 하늘색/연두색 리본은 나무에 묻혀 한 눈에 잘 안 띄고, 애써 찾아야
할 때가 적지 않은데, 뭐 보물찾기 하는 것도 아니고, 미로찾기 하는 건 더더욱 아닐 텐데,
길을 찾고 걷는 실제 상황에선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정 여사처럼 딱 한 마디 하고 싶어졌다.
이거 이거, 당장 바.꿔.줘!!
이런 걸 전문용어로 안습(眼濕)이라고 하는데, 변별력 없는 리본 색깔이며, 쬐그맣고
너무 어두운 색깔의 플레이트는 보행 편의성보다는 세련된 감각을 과시하려는 번짓수가
잘못된 시도로 여겨진다. 볕이 좋은 날도 찾아내기 어려운 곳이 여럿인데, 흐린 날엔 더더욱
찾기 어려울 것 같고, 나무가 좀 더 자라 리본을 가리게 되면 다시 묶어야 할지 모르겠다.
물소리길을 걷다 보면, 이전에도 볼랫길이란 다른 길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차라리 이 길 안내판이 훨씬 눈에 잘 띄고 식별하기 좋았다. 내가 좀 까탈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쯤 되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게 아닐까.
쓰고 주의한다고 했는데도 두어 번씩은 잠시 방향을 잃게 된다. 가야 할 방향과 남은 거리를
보여 주는 리본과 플레이트, 스탠드가 잘 구비돼 있지만, 초행길의 외지인들이 불편을
느낀다면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소리길은 생긴 지 두 달이 채 안 된 길답게, 그리고 길 개척의 선구자격인 제주 올레
팀의 자문과 인증을 받은 길답게 길 안내를 그런대로 하고 있지만, 대체로 보행객들은 대충
보고 표식 따라 걷게 마련이라 좀 더 꼼꼼한 안내 시설이 보완되면 좋을 듯 싶다.
가령 표식을 따라 꼭 정해진 길로 가고, 표식을 놓치면 마지막으로 표식을 본 지점까지
돌아와 다시 다음 표식을 찾으라고 돼 있지만, 이거 은근히 이런 상황이 수시로 발생할 것을
예측하고 적어놓은 면피성 문구처럼 보인다. 사람들이 자주 즐겨 찾는 길이 되게 하려면,
일단 길 찾기가 쉽고 편해야 하는데, 정 여사처럼 너~무 불편할 정도까진 아니어도
쬐끔 불편한 시스템으로 읽혀졌다.
그 가운데 가장 불편한 것은 올레길을 본따 만든 리본인데, 1코스와 2코스를 한 달
간격으로 걸어본 느낌은 리본 색깔의 변별력이 약하고, 리본을 묶어둔 위치가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데는 조금 낫지만, 나뭇가지에 묶어둔 데가 많은데,
이게 생각처럼 눈에 띄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물소리길을 만든 양평군 당국은 왜 상징 색깔을 하늘색과 연두색으로 했을까? 나무와
풀이 많은 자연 그대로를 상징하는 색을 골랐으리라 짐작되는데, 문제는 이게 길을 찾는
사람들에겐 별로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실용적이지 않고 미관이나 형식을 중시한
행정이 낳은 부산물로, 이 길을 걷는 이들만 골탕을 먹고 있는 건 아닐까.
나뭇가지에 매단 하늘색/연두색 리본은 나무에 묻혀 한 눈에 잘 안 띄고, 애써 찾아야
할 때가 적지 않은데, 뭐 보물찾기 하는 것도 아니고, 미로찾기 하는 건 더더욱 아닐 텐데,
길을 찾고 걷는 실제 상황에선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정 여사처럼 딱 한 마디 하고 싶어졌다.
이거 이거, 당장 바.꿔.줘!!
이런 걸 전문용어로 안습(眼濕)이라고 하는데, 변별력 없는 리본 색깔이며, 쬐그맣고
너무 어두운 색깔의 플레이트는 보행 편의성보다는 세련된 감각을 과시하려는 번짓수가
잘못된 시도로 여겨진다. 볕이 좋은 날도 찾아내기 어려운 곳이 여럿인데, 흐린 날엔 더더욱
찾기 어려울 것 같고, 나무가 좀 더 자라 리본을 가리게 되면 다시 묶어야 할지 모르겠다.
물소리길을 걷다 보면, 이전에도 볼랫길이란 다른 길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는데,
차라리 이 길 안내판이 훨씬 눈에 잘 띄고 식별하기 좋았다. 내가 좀 까탈스러운 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쯤 되면 개선의 여지가 충분히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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