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남긴 우리 사랑
Posted 2010. 5. 7. 10:24,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요즘은 별로 찾아보기 어렵지만, 한때 차 뒷꽁무니 브랜드명 옆에 영문 이니셜로 누가 누구를 사랑한다는
표식을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었다. 가령 우리 부부의 이름 이니셜을 따서 JS ♡ YS 식으로 말이다.
얼마나 못을 박고 싶으면 저렇게 하나 하면서도 그리 나빠 보이진 않았다. 차 주인의 특권이고, 두드러지게
티 나는 일은 아니었으니까.
남산 팔각정 앞 광장으로 오르는 계단 끝엔 긴 나무 손잡이기 있는데, 젊은 청춘들은 여기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올레길도 아닌데 청춘들은 흔적을 남기고 싶어했다. 볼펜과 싸인펜, 컬러펜으로 정성스레 쓴 걸 대충
살펴보니 영문 이니셜은 별로 없고, 두 사람의 이름 사이에 하트 표시한 다음, 한두 마디 덧붙이고들 있었다.
왔다 감. 와따 갔소. 또 왔다.
내년에 또 오자.
우리는 3년차.
우리 결혼해요.
나는 쓸 게 없소~
여기에 자리를 차리고 스탬프 찍어주는 영업 하면 쏠쏠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사인 척 하면서
청춘 커플들에게 사랑확인증(True Love Confirmation) 스탬프 찍어줘도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결과? 그건 네들 소관이지? 네들 할 바 아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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