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소리길 11가지 풍경(4) - 가을은 단풍이다
Posted 2013. 11. 1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유난히 단풍 구경을 하고 싶었던 올가을, 깊은 산을 찾진 못했어도 물소리길을 걸으면서 그런대로 곱고 아름다운 단풍을 만날 수 있었다. 물소리길 여기저기에서 만난 붉고 노오란 단풍은 역시 가을은 단풍이다를 다시 한 번 각인시켜 주었다.
물소리길에서는 커다란 은행나무를 많이 볼 수 있었는데, 워낙에 큰 나무들이어서인지 바닥에 수북하니 많이 떨어뜨렸는데도 여전히 은행잎이 풍성하게 달려 있었다. 조금 더 걷자 아까 본 것보다 훨씬 키가 큰 은행나무가 잎을 다 떨어뜨리고 겨울을 준비하고 있었다. 바닥에 쌓인 은행잎은 나무에 달려 있을 때와는 또 다른 가을 정취를 보여주었다.
두 시간쯤 걸었을 때, 사진 찍고 대화하면서 슬슬 걷긴 했어도 제대로 앉아 커피 한 잔 하면서 떡과 귤로 요기를 할 곳이 필요했다. 마침 단풍이 좋은 어느 집앞에 괜찮은 공간이 보이길래 쉬었다 가기로 했다. 살짝 시장끼가 돌기도 했지만, 단풍 든 나무 아래서 갖는 휴식은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리고 계속 단풍 좋은 길이 이어졌다. 그 동안 산에서 만나는 단풍도 좋았지만, 이렇게 마을길에서 만나는 단풍이 좋은 줄은 몰랐다. 작은 개울에서 만난 풍경은 산속 깊은 계곡이 보여 주는 것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우리의 시선을 끌어 모았다.
물소리길 2코스엔 아예 단풍마을(Maple Town)이란 이름을 지닌 작은 마을도 있었다. 20여 채 정도의 유럽풍 현대식 주택들이 보기 좋게 이웃하고 있었는데, 아예 마을을 조성할 때부터 디자인 컨셉을 갖고 멋지게 꾸민 것 같았다. 주택과 정원은 물론이고, 우체통과 화분 같은 소품도 집집마다 독특하게 꾸며 놓았는데, 다른 곳에서 보던 나무들보다 조금 귀해 보이는 잘 가꾼 단풍나무들이 마을을 하나로 연결시키고 있었다.
단풍 풍경에 화살나무가 빠지면 섭섭한데, 생긴 게 독특해 한 번 보면 나같은 사람도 이름을 잊지 않고 익히게 되는 이 나무가 단풍이 이리 곱게 들리라곤 생각도 못했다. 매달린 잎뿐 아니라 떨어진 잎도 화사한 게 가을의 대표선수 격인 은행이나 단풍나무에 별로 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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