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세요
Posted 2013. 12.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갈리는 이정표가 서 있다. 3 km 정도를 올라왔는데, 장군봉은 2.5 km를 더 가야 하니 길이 만만치
않다. 백운봉은 0.6 km 남았다고 돼 있지만, 실제 올라보니 결코 만만한 거리가 아니었다.
거리만 확인하고 움직이려다가 자세히 보니 누군가가 그 옆에 손글씨로 써 놓은 게 보였다.
자기도 힘이 들었던지, 나중에 오는 이들에게 힘을 주는 말로 또박또박 써 놓은 것 같다.
원래 이정표에 낙서해 놓으면 별로 보기가 안 좋은데, 이건 귀엽게 봐줄 수 있겠다.^^
장군봉이 용문산의 대표 봉우리 중 하나란 건 이 산에 오는 등산객이라면 누구나 알고
오는 걸 텐데, 굳이 용문산이라도 크게 써 놓은 건 조금 유치해 보였다. 안 써 놨으면 훨씬
좋았을 법 싶은데, 아마도 뭘 모르는 어린 학생이 그리했을 거라 귀엽게 봐 주자.
2.5 km가 남았으니 장군봉까지는 아직 길이 멀다. 장군봉은 천 미터가 넘는 봉우리니
높이도 이삼백 미터는 더 올라야 해 시간 반은 족히 걸릴 텐데, 힘들 거라며 지레 포기하지
말라는 뜻에선지 또 누군가가 <참고 견디면 이긴다>는 격문(激文)을 작은 글씨로 써 놨다.
깨알만한 크기라 읽는데도 참고 견뎌야 했는데^^, 봉우리까지 차오르는 숨을 내뿜으며
점점 무거워지는 걸음을 떼다 보면 어느새 거기에 당도해 있을 거란 응원의 한 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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