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암에서 바라본 도봉산 능선
Posted 2014. 5.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4월 마지막 토요일엔 도봉산을 다녀왔다. 강동역에서 타서 군자역에서 7호선을 갈아타면
종점이 도봉산역인데, 하철이 앱은 20개 역, 41분쯤 걸릴 거라 안내한다. 정말 편리한 세상이다.
집에서 출발해 한 시간 반 안짝이면 등산로 입구에 설 수 있으니 어찌 보면 조금 멀어 보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코스로 오를 수 있고, 일단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면 펼쳐지는 풍경이 기꺼이
걸음을 떼게 만드는 멋진 산이다.
먹음직스런 알이 후두두둑 튀어나와 있는 도루묵 구이를 필두로 왁자지껄하게 유혹하는
먹자골목과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아웃도어 상점들을 지나면 도봉산 등산 시작점인 도봉탐방
지원센터가 나오고, 북한산 둘레길과 도봉산 등산로가 갈라진다. 어느쪽으로 가더라도
오를 수 있는 오늘의 목적지는 2.5km 거리인 우이암.
토요일 정오 무렵이라 등산객들이 많다. 오전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는 이들과 이제 막
등산로에 접어든 이들이 교차하고, 길이 좁은 오르막길에서는 상하행이 번갈아 길을 빠져
나가는 등산 문화가 정착돼 있는 동네다. 남은 거리와 방향만 아니라 해발고도도 알려주고,
응급전화번호까지 안내하는 깨알같은 정보로 가득한 스탠드 이정표는 다른 데와는 달리
통화가능 이동통신까지 표시돼 있다.
겉옷을 벗고 반팔 차림이다. 천천히 한 시간 정도 오르니 능선이 보였고, 바위 구간인 우이암
정상은 150개 정도의 계단을 통과해야 오르게 돼 있다. 계단 구간 마지막쯤에 있는 전망대에선
그림처럼 펼쳐지는 도봉산 주능선들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다들 멋진 경치를 감상하면서
사진 찍기 바쁘다. 왼쪽이 오봉, 오른쪽은 자운봉과 신선대 등 도봉산 주봉들이 서 있다.
24mm 똑딱이 광각으로 잡은 게 이 정도인데, 실제로는 좌우로 좀 더 길게 능선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도봉산 봉우리들이 다 특색이 있어 어느 지점에서 어떤 봉우리를
보느냐에 따라 풍경이 달라지지만, 이곳에서 보이는 능선의 흐름과 산세는 어디다 내놔도
처지지 않을 정도로 훌륭했다.
작년 여름에 보문능선으로 올라 우이암을 들르지 않고 처음 가 본 오봉(7/1/13)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대개 멀리서 보던 산과 가까이 가서 오르는 산이 느낌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오봉은 그 위용과 느낌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봉은 가까이 갈 순 있지만, 일반 등산객들은
오르기 어려운 암벽으로 돼 있어 전망대까지 가게 돼 있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도 일반 등산객이 오를 수 없어 그 옆에 있는
신선대에 오르는 걸 통상 도봉산에 올랐다고 하는 것 같다. 도봉산에 갈 때마다 우이암이나
오봉, 포대 정상, 신선대 등 보통 봉우리 하나를 올랐다 내려왔는데, 가운데 보이는 봉우리들은
아직 오르지 못한 칼바위와 주봉이다. 다음엔 다는 어려워도 두세 봉우리를 둘러보는
반종주쯤은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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