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바뀌다
Posted 2014. 7.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OSTA USA
가끔 바깥 여행을 하면 밤낮이 바뀐다. 위아래 남북으로 하면 계절이 바뀌지만, 옆으로 그러니까 좌우 동서로 하면 밤낮이 바뀐다. 6월 29일 오전 11시가 조금 지나 이륙한 아시아나 비행기 좌석 앞 모니터는 태평양 한가운데를 지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비행기 왼쪽 까만 선은 날짜 변경선(International Date Line)인데, 한 시간쯤 전에 지난 것 같다.
인천공항을 출발하고 여섯 시간쯤 됐을 땐데, 시카고 공항까진 다시 여섯 시간 반을 더 가야 한다. 이어지는 다른 화면엔 세계가 낮밤 둘로 나뉘어 있는데, 보이는 그대로 환한 부분이 낮이고, 어두운 부분은 밤시간대다.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가 조금 넘었으니 낮의 끝부분쯤 되는데, 지금 통과하는 지역은 벌써 밤으로 접어들었다.
몸은 낮 시간대인데, 강제로 밤 시간대로 인식해야 하니 쉬 적응이 안 된다. 짐 싸랴, 막바지 강의안 손 보랴, 그 와중에도 월드컵 16강전 막을 여는 브라질-콜롬비아 전을 보랴 이것저것 하다 보니 결국 두 시간만 눈을 부치고 새벽에 집을 나섰다. 버스와 공항버스로 두 시간, 다시 공항에서 출국수속 하느라 길게 줄서고 출국 게이트에서 기다리다 보니 피곤해져 이륙하고 기내식 먹자마자 다행히 두세 시간 잠을 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비행기 잠이란 게 깊게 그리고 길게 자지지 않아 결국 책을 펴서 읽다가 쉬다가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낮인데 캄캄한 기내 풍경이 낯설기만 하다. 다시 몇 시간을 더 날아가 미국 서부에 들어서면서부터 이제 몸 시간은 밤인데, 기내는 아침이 됐는지 창으로 들어온 빛으로 환해지면서 낮 시간대에 맞추란다. 밤낮이 바뀐 두 주가 시작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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