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의 결혼식
Posted 2015. 3. 1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토요일엔 큰 집 둘째가 장가를 갔다. 대학과 고등학교 다니던 두 아들을 두고
백형(
하면서도 잘 자라 직장을 잡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가정을 이루기 시작했다.
우리도 두 아이를 키우느라 조카들에게 잘해 주지 못했는데, 사내 녀석들답게
의젓하게 자라서 제 앞가림들을 하는 걸 보니 대견하기 그지 없다.
친구의 사회로 시작된 결혼식은 축가 순서에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뮤지컬
배우라는 친구가 노래를 끝내자 갑자기 사회 보던 친구 녀석이 자기도 뭔가 보여줄 게
있다며 앞으로 나오더니 양복을 입은 채로 눈 깜짝할 사이에 멋지게 백 덤블링을 해 댔다.
Wow~ 결혼식에서 덤블링도 아니고 백 덤블링이라니 웬 해프닝, 하며 객석이 웅성거렸는데,
아니나 다를까 사회자는 이제 신랑도 뭔가 보이라는 짖궂은 주문을 했다.
센스 있는 사회자의 요청은 신부와 하객들 앞에서 딱 열 개만 팔굽혀 펴기 하면서
팔 굽히고 펼 때마다 신부를 향한 구호를 힘껏 외쳐야 한다는 거였다. 즐겁게 술렁이는
하객들 사이에서 조카는 당황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엎드리더니 <평생! 잘해줄게!>를
반복 제창해 박수를 받았다. 이래저래 손해 볼 게 없는 여우과의 조카 며느리는 바로 옆에서
바라보며 예의상 안스러움 1/4, 실상은 회심의 미소 3/4을 곱게 짓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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