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4 - 상하이 양잠피와 물만두
Posted 2015. 6.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괴산 동생네서 하루 저녁 함께 보내는 동안 맛난 음식을 많이 대접 받았는데, 다음날 산막이길을 걷고 와서 2시쯤 들어간 읍내 중국집 상하이에서 먹은 물만두와 양잠피는 요 근래 먹어본 것 중 최고였다. 양잠피와 물만두 먹으러 괴산에 다녀와도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은 숨어 있는 맛집이었다.
6천원 받는 물만두는 양과 맛 모두 손색 없었는데, 아마 혼자 갔다면 젓가락으로 집어 먹지 않고, 숟가락으로 마구 퍼 먹었을 것 같다.^^ 물만두맛은 보통 큰 차이가 없는데, 그래도 이집 물만두는 특별한 재료를 쓴 것 같지 않은데도 입에 착착 감겼다. 타이베이나 홍콩에서 먹는 샤오롱빠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이집에서 반드시, 꼭, 어떻게 해서라도 먹어야 할 건 따로 있었는데, 양잠피를 먹고 오지 않는 건 상하이를 갔다온 게 아닐 것이다. 대자 3만8천원, 소자 2만원을 받는 이집 양잠피는 우리가 시킨 소자도 가격 대비 해산물이 넉넉한 편이며, 불맛이 나도록 볶은 재료들도 알찼다. 겨자 쏘스를 적당량 붓고 섞어준 다음에 각접시에 덜어 먹는데, 넷 다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집 양잠피의 유일한 단점은 소자를 시켰다는 것 정도. 넷이 갔으니 응당 대자를 시켰어야 했는데, 이것저것 고루 맛보자는 검증되지 않은 메뉴 선택법 탓에 소자를 시킨 게 우리의 실책이었다. 이건 무조건 대자를 시켜야 한다. 두세 명이 가면 소자와 물만두, 넷이나 다섯이 가면 대자와 물만두 두어 개 또는 쟁반짜장 시키면 만사형통이다. 다시 괴산에 가면 무조건 상하이 양잠피다.^^
중국집에 왔으니 탕수육 맛을 안 볼 수 없는데, 탕수육 소자(1만2천원)도 제법 맛이 좋았다. 참쌀 탕수육인데, 튀김옷이 허연 게 기름도 깨끗하게 쓰는 것 같았다. 양잠피에 밀려서 그렇지 평균치 이상은 됐다. 군만두(6천원)도 시켰는데, 특이하게 춘권도 함께 나왔다. 만두만 먹는다면 손색없는 맛인데, 우린 A급과 특A급을 먹고 난 지라 아무래도 한계효용이 체감될 수밖에 없었다. 볶음밥(6천원)까지 나눠 먹었다.
3시 조금 지나 식당을 나섰는데, 우리가 나오자마자 종업원이 문을 잠궜다. 문에 붙인 안내문을 보니 3시부터 5시까지 Break을 갖는다. 이것도 맘에 들었다. 잠깐 쉬면서 재충전하고, 저녁 장사 준비도 하는 모양이다. 동생이 괴산 오면 양잠피 한 번 먹어야지 할 때, 솔직이 괴산 같은 시골에 무슨 선한 것이 있으랴 했는데, 취소다. 근처 갈 일 생기면 들려들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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