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5 - 엑스포 호박 터널
Posted 2015. 10. 12.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한글날 휴일엔 동생네가 살고 있는 충북 괴산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구경을 하고 왔다. 세계 엑스포라고 해서 해외 유기농 관련 부스나 상품이 많으려나 했지만, 살짝 구색을 맞추는 정도였다. 그래도 이런저런 볼거리들 가운데 관람객들의 발길을 많이 끌어당긴 곳 중 하나는 다양한 호박넝쿨로 설치해 놓은 호박터널이었다.
호박으로 수십 미터에 이르는 긴 터널을 만들어 천천히 걸어다니면서 감상하게 만든 아이디어도 좋았지만, 호박이 이렇게 다양한 품종이 있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조롱박처럼 생긴 호박도 한두 종류가 아니라 모양이 조금씩 다른 게 여러 종류가 있었다. 코가 유난히 삐쭉 나온 이 호박은 생긴 그대로 피노키오란 이름을 달고 있어 흥미로웠고, 호리병처럼 생긴 것도 있고, 이태백이란 재밌는 이름의 호박도 있었다.
녹색 호박 외에 노란색 계열의 호박도 여럿 있었는데, 딱 잘 익은 오렌지처럼 생긴 건 미란다란 호박이었다. 이건 호박넝쿨 가운데 있어서 그렇지 다른 데서 보면 십중팔구는 과일이라고 했을 것 같다. 그 옆에는 신기하게도 위는 그냥 참외 같고, 아래는 개구리 참외 모양을 한 커다란 호박이 열렸는데, 호박도 과일과 교배가 가능한지 모르겠다.
어떻게 보면 감 같기도 하고, 귤 같기도 한 건 붉은보우짱이란 호박이었고, 듣도 보지도 못했던 각양각색의 호박들이 한데 어울려 즐거운 파티를 벌이고 있었다. 볼링핀처럼 생긴 호박 등 대부분 생전 처음 보는 수십 종의 호박들이 남녀노소 관람객들의 탄성을 받으며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는 여주들로만 이루어진 터널도 있었다.
수박처럼 보이는 것도 있었는데, 그건 아마도 호박에 즐 그어 걸어둔 게 아닐까.^^ 터널 안은 포토존이 따로 없을 정도로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는데, 호박도 이쯤 되면 여느 과일이나 야채 부럽지 않은 스타로 등극하는 것 같았다. 하나씩 있을 땐 별 거 아닌 것 같고, 아무런 주목을 받지 못하던 것들이 이렇게 한데 어울리니 참 보기 좋았고,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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