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1 - 남산 등정
Posted 2015. 5.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석탄일 연휴를 맞아 주일 오후에 괴산에 내려가 동생네서 1박2일을 보내고 왔다. g가 청년부 소그룹 엠티 장소로 고민하는 눈치길래 집에서 모이라고 하고 우리도 바람을 쐬고 온 것이다. 괴산 산막이길과 양반길이란 둘레길이 좋다는 말을 듣고 한 번 가 보고 싶었는데, 서로의 필요가 잘 맞았다.
산막이길을 걷기 전에 새벽에 동생네 뒷마당에 있는 남산을 혼자 다녀왔다. 얼추 2백 미터쯤 돼 보이는 아담한 산이라 한 시간 정도면 다녀올 수 있겠단 생각에 아침 산책 기분으로 카메라만 들고 길을 나섰다. 초입의 등산로 안내도엔 구간별 길이나 예상 시간은 안 나와 있고, 정상만 391m라고 적혀 있다. 읍스! 보기보다 높다. 어쩌랴, 그래도 가야지.^^ 봄 가을 입산 통제를 얼마나 세게 하는진 몰라도, 다행히 지났다.
안내도에 보이던 잣나무 숲길이 이어졌다. 한참 자라고 있는지 아주 울창하진 않았는데, 좀 더 자라면 멋진 길이 되겠다 싶었다. 이렇게 일정 구간을 같은 나무를 심어 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숲길이 형성되는데, 우리 동네 검단산도 낙엽송 구간이 유명하다.
이름도 흔하디 흔한 남산이고, 동네 뒷산 같은데 막상 등산로에 접어드니 오르막만 연속 나오는 게 역시 만만한 산은 없다. 여기저기서 찾는이들이 많은 서울 근교 동네 산들처럼 데크나 나무계단 없이 오래된 산길 그대로를 등산로로 정비만 해 두었는데, 까마득하진 않아도 제법 경사가 있는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중간쯤 지나자 계단 구간이 처음 나왔는데, 다른 데선 세 칸을 놓을 자리에 두 칸만 놓은듯 계단 간격이 제법 됐다. 경사가 45도는 조금 심하고 30도는 족히 넘어 보였는데, 동네 산길치곤 꽤 가파른 편이었다. 이런 델 오르노라면 다리도 아프지만 땀이 나는데, 그래도 산길이라면 이 정도 경사는 한두 번 나와주어야 심심하지 않겠다 싶었다.
끝날듯 하면서도 여러 번 이어지던 계단 구간이 끝나고 수풀 사이로 팔각정이 보였다. 비석처럼 길쭉한 산정석(山頂石)엔 등산 안내도보다 3미터 높은 394m로 새겨져 있다. 아래서 볼 땐 그 정도 높이인 줄은 몰랐는데, 사무실 앞 모락산보다 10m가 높았다. 왕복 시간 반은 걸리겠다.
이층으로 된 팔각정 전망대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니,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가운데 읍내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 보였다.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들은 중원대학이고, 왼쪽이 괴산 중심가다. 오전에 산막이길을 걷기로 한지라 새벽부터 굳이 산행에 나설 이유는 없었지만, 그래도 시간 반 등산을 하고 오니 휴일 출발이 상쾌했다.
'I'm traveling > 하루이틀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산3 - 장형(長兄)의 추억 (2) | 2015.05.31 |
---|---|
괴산2 - 다 내 거야 (2) | 2015.05.30 |
여수순천여행8 - 순천은 정원이다 (2) | 2015.05.14 |
여수순천여행7 - 순례자들 (2) | 2015.05.13 |
여수순천여행6 - 동백꽃의 변주 (2) | 2015.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