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으로 갈라진 바위
Posted 2015. 8.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 메인 등산로 옆 샛길은 소나무가 빽빽하게 심겨 있고, 계단이나 데크가 일절
없어 흙먼지가 많이 이는 옛 산길이다. 애니고에서 출발하는 메인 등산로에선 샛길이라
아는 사람만 들어서지만, 하남 I/C 쪽에서 올라올 땐 어엿한 등산로인지라 아주 한적하진
않다. 둘이 만나는 헬기장까지 제법 경사가 계속되는데, 중간쯤 지나 중부고속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가 들리는 지점에 이르면 네 조각으로 갈라진 커다란 바위를 볼 수 있다.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이 바위는 갈라지지 않았다면 별로 특별할 게 없어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인데, 절묘하게 상하 좌우로 갈라져 열 십자를 이루고 있다. 갈라진 틈새도
제법 커서 윗 칸은 바위 뒤 나무들이 보이고, 마른 솔가지들과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집어넣은 작은 돌들이 들어 있다. 저 정도면 틈새로 진달래나 다른 나무나 풀이 자랄 것
같기도 한데, 봄철에 다시 와 살펴봐야겠다.
처음엔 그냥 지나치다가, 그 다음엔 손을 짚고 한 번 올라가 봤는데, 나무가 둘러싼
풍경 외엔 딱히 볼 건 없었다. 옆은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했는데, 앞뒤 높이가 달라 옆에서
바라보는 게 오히려 기상이 있어 보였다. 앞에서 갈라진 틈들은 아주 깊이 진행되진
않았는데, 앞 모양과 옆 모양을 따로 보면 같은 바위인 줄 몰라볼 것 같았다.
옆에서 보면 바위는 왼쪽으로, 그러니까 앞에서 봤을 땐 뒷쪽으로 5도에서 10도 정도
가볍게 기울어 있는데, 자칫 넘어지진 않을까 싶었지만, 괜한 기우였다. 이만한 바위가
조금 갈라졌다손 쳐도 쉽게 구를 턱도 없거니와(그랬다간 산에 못 다닌다^^), 모르긴 해도
암반이 땅 아래로 제법 깊이 박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어정쩡한 위치라 크기에 비해
별 구실을 못하는 게 아쉽긴 해도 그래도 나름 개성 있게 생겨 둘러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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