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떡 계단 구간
Posted 2015. 9.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두어 달 만에 산곡 방면으로 검단산엘 올랐다. 이 산의 주등산로 네 곳 중 비교적
짧고 쉬운 코스다. 장수탑, 통일탑이란 이름이 붙은 정성껏 쌓아 올린 돌탑도 볼 수
있고, 초입의 계곡물과 약수터도 두어 군데 있고, 애니고 방면에서 오르는 잘 알려진
두 코스에 비해 한적하고 코스도 수월한 편이라 종종 발걸음을 하게 된다.
6백 미터가 넘는 산이니 어느 코스든 마냥 쉬울 순 없는데, 이 코스의 복병은 돌탑에서
시작해 2/3쯤 가서 만나는 능선까지 계속 이어지는 계단 구간이다. 전체의 1/4쯤 되는데
체감상으론 거의 반 이상으로 길게 느껴지는 헐떡고개다. 나무 계단 코스도 있고, 돌 계단
코스도 있는데, 제법 길게 나 있어 보통은 한두 번 쉬었다 가게 된다. 가을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한낮은 더운 편이어서 꼬불꼬불 길다란 계단 구간 오르는 게 만만치 않다.
중간쯤에서 숨도 돌릴 겸 올라온 길을 돌아다 보니 계단 양편의 굵은 하얀 밧줄이
지그재그로 정신 없이 트위스트를 하는 게 더 어지러워 보였다. 그래도 밧줄 덕분에
등산로의 웨이브 곡선을 바라볼 수 있어 심심치 않았다. 차를 아래에 세워놨기 때문에
이따 내려올 때도 다시 이 계단을 밟아야 하는 게 이 코스의 단점이라면 단점이다.
Almost there! 를 혼자 되내이며 무거워지는 발걸음을 수습해 오르고 또 오르면
영영 나올 것 같지 않던 능선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묘하게도 이때쯤이면 다시 다리에
힘이 생기는 게 등산의 묘미다. 능선에 이르러 왼쪽으로 1km쯤 유유히 계속 걸으면
정상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리면 용마산 가는 방향이다. 넓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강변 풍경은 언제나 볼만하다. 검단산의 다른 헐떡고개 (5/2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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