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고속도로
Posted 2015. 8.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모락산 사인암 올라가는 등산로 나무 발판 위를 개미들이 삼삼오오 열 맞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다른 때도 지나다녔을 텐데, 손톱 때만큼이나 작아 한낮의 밝은 빛에
미처 못 보다가 비가 오려는지 조금 꾸물거리는 날이 되자 눈에 띈 것이다. 필경 근처에
개미집이 있나 보다. 나무 발판 위 아래로 돌길과 흙길이 있는데, 개미도 움푹 파이고
어지러운 흙길이나 장애물 많은 돌길보다 반듯한 신작로 고속도로를 선호하나 보다.^^
자세히 보니 개미들의 고속도로는 차선이 횡으로만 나 있지 않고 종으로도 나 있다.
낡고 바스러진 나무 가운데로 간격은 일정하지 않지만 빗금이 촘촘하게 쳐 있었다. 제법
반듯하게 그려 놓은 게 나무를 베기 전에 사람이 한 건지, 아니면 저절로 그리 된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로 반듯한 선이다. 설마 부지런히 움직이는 개미들의 기록 측정이나
지구력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건 아니겠지.^^
고속도로라면 들고 나는 나들목(I/C)이 있을 법한데, 양쪽에서 나무 계단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시킨 나무못 교각이 그 역할을 하는 것 같았다. 역시 나들목은 분주하게 마련이라
사방에서 개미들이 몰려들어 병목 현상을 보이고 있었다. 개미 고속도로 당국에서는
이 도로를 찾는 개미들이 미끄러지거나 추락하지 않도록 흙과 낙엽 그리고 작은 가지
등으로 완충 지대를 만들어 드나드는 개미들을 지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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