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여행5-코믹한 말뚝이들
Posted 2015. 12.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안동 하회마을 앞엔 세계탈박물관이 있는데, 마을 입장료 3천원과 별도로 2천원씩 내고 들어간다. 1층은 하회탈을 위시해 한국탈을, 2층은 세계 여러나라의 탈을 전시해 놓았는데 생각보다 볼만 했다. 봉산, 강령, 은율 등 황해도를 위시해 탈춤에 쓰인 탈들은 하나같이 코믹하고 과장된 이목구비와 표정을 지녔는데, 그 가운데서도 많이 알려진 하회탈 외에 탈춤마다 꽤 비중이 큰 말뚝이 탈을 모아봤다.
말뚝이는 천한 이름을 가진 하인으로 탈춤에서 풍자와 해학으로 양반들의 위선과 무능력, 부패를 비웃고 조롱해 그 권위를 실추시키고 고발하는 역이다. 주류이며 지배계급인 양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근거리에서 지켜보며 복무하기에 그들의 민낯과 실상이며 시대정신에 이르기까지 속속들이 알아 은근히 비틀고 까는 민초이며, 아웃사이더라 할 수 있겠다.
이렇게 말하면 탈춤을 많이 봤거나 제법 아는 것처럼 보일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쉽고 유감스럽게도 제대로 탈춤 공연을 본 적이 없고, 그저 인터넷 검색을 통해 기본 개념을 살펴보고 내 식으로 정리한 데 그치는 얄팍한 티를 풀풀 내면서 앞으로 보겠다는 의미이다. 황해도의 봉산탈춤과 은율탈춤의 말뚝이는 얼굴색부터 눈매와 입모양 그리고 표정 등이 풍부하고 개성 있어 눈길을 잡아끌었다.
탈춤 가운데는 오광대(五廣大) 놀이란 이름을 가진 게 많은데, 경상남도의 탈춤을 부르는 말이라고 한다. 이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는 오행설(五行說)에 의거한다는 설이 유력한 가운데 등장하는 광대가 다섯이라는 설과 막에 해당하는 마당(科場)이 다섯이란 설도 있는 모양이다. 고성과 통영, 사천의 가산오광대에 나오는 말뚝이 역시 서민적이고 친근한 표정이다.
서울과 경기도의 탈춤은 대를 높이 쌓아 무대를 만들었다 해서 산대(山臺)놀이라 불렀는데, 양주별산대놀이(아래 사진)와 송파산대놀이가 대표적이다. 전시된 탈들을 보면서 흥이나 놀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호남 지방의 탈춤이 안 보인다는 게 의아했는데, 인터넷을 찾아봐도 솟대놀이패들만 언급될 뿐 별다른 게 없다. 추측컨대 호남에선 판소리가 많이 불려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확실친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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