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은 초청
Posted 2016. 2. 24.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월요일 오전에 강의 요청 전화를 받았다. 청년부 교역자인데 여성이다. 우리 책을
구독하는 교회는 아닌데, 이번에 주문하게 됐다면서 세미나도 해줄 수 있느냐는 문의였다.
why not? 그런데 문제가 두 가지란다. 조금 촉박해서 죄송한데 토요일 오전에 인천이란다.
음~ 시간 반은 가야 하는 거리구나. 그래도 오갈만 하고, 다행히 약속이 없고, 산에
가는 거 한 번 거르면 되니까 Call! 했다.
두 번째 문제는, 조금 머뭇거리는 게 살짝 짐작이 갔다. 12명 정도 들을 건데.. 교회가
책정한 예산이 따로 없어서.. 자체 회비에서 충당해야 하는.. 사정인 모양이다. 괜찮다고,
준비한 대로 해도 된다고 해도, 여전히 미안함 반+그래도 되는지 반인 목소리다. 다시
Call! 하면서 듣게 될 이들의 형편과 방식 등에 대해 나누고 통화를 마쳤다.
아주 가끔 이런 경우를 만난다. 청년들을 위해 외부 강사를 초청해 세미나를 하고는
싶은데, 교회 규모나 재정 형편에 엄두를 못 내는 데가 많다. 고민고민하다가 용기를 내서
일단 전화를 걸어 서로 의논하면서 풀면 되는데, 또 명색이 청년전문사역기관에서 이런
사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막상 당사자들은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긴 내가
그런 입장에 있는 교역자라도 주저하거나 아예 생각을 못했을 수도 있겠다.
언제부터인지 강의 요청을 받는 전화를 통해 강의료로 얼마를 준비하면 좋겠냐는
문의를 심심찮게 받는다. 초청하는 입장에선 결례를 범하지 않으려고, 자신들이 책정한
예산과 키를 맞추려고 조심스레 묻는 경우도 있지만, 아주 의례적인 통과의례인양 사무적으로
확인하는 경우도 가끔 당했다. 아마도 이 세계에도 시간당 얼마라고 자기몸값을 부르고,
못 미치면 거절하는 '마케팅에 물든 부족한' 사역자들이 있기 때문이리라.
남들은 재능 기부도 하는데, 불러주는 것만도 고마워 하면서 약소한 강사료도 땡큐지,
하는 마음이 토요일 아침부터 운전을 해서 반나절 이상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갔다 오면
이번 주말은 제법 피곤하겠군, 하는 데서 피어오르는 보상심리를 가볍게 누를 정도로 마음이
넓어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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