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공학적 벤치
Posted 2016. 4.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둘레길이나 산길을 걷다 보면 쉼터로 적당해 보이는 자리에 벤치가 놓여 있다. 위치도 위치지만, 딱 쉬기에 알맞은 자리에 자리 잡은 걸 보면 인지상정이 따로 없는 것 같다. 하나만 외로이 놓인 곳도 있지만, 두세 개를 적당한 간격과 모양새로 놓은 곳들도 있는데, 앉아서 쉬기도 하고, 먹거나 마시기도 하는데, 아예 눕는 이들도 있다.
간혹 등받이까지 갖춰 있는 것도 있지만, 대개는 어느 쪽에서나 앉도록 개방돼 있는데, 전에는 통으로 된 나무를 쓰기도 했지만, 제재소에서 뽑은 똑같은 모양과 똑같은 길이의 길다랗고 굵은 각구목 서너 개를 연결시켜 만든다. 잠시 앉아 쉬는 기능에 충실하다보니 오랫동안 이렇다 할 변화가 없었는데, 요즘은 나름대로 약간의 패션 감각과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가미된 것들이 종종 눈에 띈다.
객산 가는 위례둘레길에 놓인 벤치는 다크 브라운 컬러인데, 폭이 조금 넓은 나무 세 쪽으로 만들었다. 양쪽을 조금 낮게 다듬어 놓았는데, 미끈하고 날렵해 보이는 게 단순히 멋을 내려는 것보다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한 것 같았다. 간혹 이용자들을 고려하지 않고 대충 놓아서 발이 땅에 안 닿는 벤치들도 있는데, 이 정도면 보기도 좋고, 매우 실용적으로 보인다.
등산이나 산책을 하다가 잠시 앉았다 일어나는 벤치에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뭐 그리 필요하냐 하겠지만, 모르시는 말씀이다. 앉기도 편하지만 일단 사람을 배려한다는 느낌이 전해져 기분을 좋게 만들고, 직선만 고집하지 않고 약간 곡선을 가미해 부드러워 보인다. 하나 더, 함부로 누웠다간 아래로 굴러 떨어지기 십상이라^^ 혼자만 향유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객산 자작나무 군락지 (2) | 2016.04.16 |
---|---|
진달래 그라데이션 (2) | 2016.04.10 |
연녹색 능수버들 (4) | 2016.04.06 |
갈참나무의 봄노래 (2) | 2016.04.05 |
객산 소나무 숲 진달래 (2) | 2016.04.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