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 있는 일본 문패들
Posted 2016. 4. 25.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오사카와 교토 주택가를 걷다 보니 우리와는 달리 꽤 많은 집들이 문패(門牌)를 달고 있었다. 일본어는 가나와 함께 한자를 쓰는데, 한자는 한 글자에 한 음 짜리도 있지만, 보통은 두 음으로 읽힌다. 예를 들어 현 일본 수상인 아베 신조(安倍晋三)처럼 한 글자에 한 음으로만 읽히는 특이한 인사도 있지만^^, 보통은 高橋(다카하시), 山本(야마모토) 中村(나카무라)처럼 두 음씩 읽히는 게 많다.
문패엔 한자 두 글자만 적어 놓은 게 많았는데, 아마도 이름보다는 성을 써 놓은 게 아닐까 싶다. 성씨에 쓴 한자니까 나름대로 뜻과 발음에 의미가 있겠지만, 관광객인 나는 우리 식으로 읽게 되니 느낌이 좀 달랐다. 인디언 이름도 아니고 대우 씨는 커다란 오른쪽 씨, 광세 씨는 빛 세상 씨라니 킥킥 웃음이 나왔다.
한자의 대부분이 자연에서 가져온 것이다 보니 이름이나 성에도 자연 그 자체를 뜻하는 게 많았다. 산과 밭 씨를 뜻하는 야마다 씨, 길다란 계곡과 냇가 씨로 들리는 하세가와 씨 같은 건 우리 식으로 뜻을 생각해서 그렇지, 그럴듯하고 근사해 보였다. 모르긴 해도 꽤나 자부심을 가질만한 성씨들 같아 보였다.
마을 촌 자도 많이 쓰는데, 윗 마을 씨를 뜻하는 우에무라 씨는 외국인들도 쉽게 읽으라고 친절하게 영문으로도 함께 써 놓는 친절을 베풀고 있었다. 上 자가 들어가는 성씨 가운데 많이 알려진 건 우에하라(上原)인데, 야구 좋아하는 이들은 요미우리에서 활약하다 보스턴 레드삭스로 옮겨 마무리로 맹활약한 우에하라 고지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조상이 북쪽에서 태어났을 게 유력한 북쪽 마을 씨는 기타무라 씨로 읽을 것 같다.
세 바퀴 씨를 뜻하는 미와 씨도 보였는데, 널리 쓰는 성은 아니고 아마도 조상이 전통 종교인 신도(神道)에 종사하지 않았을까 싶다. 잘 모르는 걸 검색에 의존하다 보니 틀린 부분도 있겠지만, Anyway, 문패 몇 개 찍어 포스팅하려다 졸지에 생각지도 않던 일본 성씨 공부까지 하게 됐다.^^ 참고로 일본 성씨 1, 2위는 佐藤(사토)와 鈴木(스즈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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