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시 오사카2 - 소바요시 장어덮밥
Posted 2016. 4.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이번 오사카 여행의 메뉴는 코스를 정한 아내가 고른 것들로 채웠는데, 첫날 저녁은 장어덮밥을 먹기로 하고 남바 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소바요시로 향했다. 구글 지도를 보며 찾아갔는데, 평소 익숙치가 않아서 그런지 어쩔 수 없이 왔다리 갔다리를 몇 번 한 끝에 한적한 골목에 자리 잡은 식당을 찾을 수 있었다. 시원한 물과 상호가 인쇄된 나무 젓가락과 물휴지 세트와 함께 한글 메뉴판을 주었다.
하나같이 맛있어 보이는 다양한 베뉴들 가운데 이 집을 찾는 여행객들이 1순위로 추천하는 장어덮밥 세트 2개와 메밀 소바 2판과 덴뿌라가 나오는 세트 하나를 시켰다. 아내는 괜히 다른 거 시키고 뺏어 먹는 민폐 끼치지 말고^^, 같은 걸로 세 개 하자고 했지만, 아니, 그러면 너무 단조로운 그림이 나온다면서 고집을 부렸는데, 결과적으로 탁월한 선택이었다.
장어덮밥은 명불허전 듣던대로 훌륭했다. 2만원 초반대(1,944엔)로 이 정도 비주얼이라면 먹기 전부터 스고이, 탄성을 터뜨릴만 하며, 먹는 내내 야미, 환성을 지를만 했다. 구운 걸 한 번 더 쪄 내온다는데, 장인의 솜씨가 느껴졌다. 장어는 물론이고 밑간한 밥이 술술 들어갔다. 소바엔 큰 새우 덴뿌라 하나가 나왔는데, 국물은 아이스와 호또(Hot) 가운데 고를 수 있다.
호또 하니 생각나는 에피소드 하나. 십오륙 년 전에 미국 코스타에 가는데, 도쿄를 경유하는 젠니쿠(ANA)가 저렴했다. 공항 근처 항공사가 제공하는 호텔에서 1박 하고 다음날 아침 시카고로 가는 비행기를 타야 해 단기체류비자 도장을 받으라는 쇼트 패스(Short Pass)나 내 이름이 들리길 기대하고 쫑긋거렸지만, 한 시간이 넘게 온 승객이 다 빠져나가도록 듣지 못하고 발을 동동거리다가 알아차렸다. 아까부터 누군가가 쇼토 빠스를 부르고 있었다는 것을.^^
내가 시킨 덴뿌라 세트(1,382엔)는 모밀 두 판과 함께 나왔는데, 깨를 갈고, 호리병에 담긴 국물을 부은 다음 파와 와사비를 넣어 찍어 먹는다. 오른쪽은 튀김 간장이다. 큰 새우 두 마리에 가지, 고추, 김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 나왔는데, 이 또한 장인의 바삭한 솜씨가 느껴졌다. 둘 또는 셋이 가서 모두가 장어에 목숨 걸지 않는다면 하나 정도 시켜 먹으면 이 집의 다양한 풍미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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