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시 오사카3 - 이자카야엘 가 보자
Posted 2016. 4. 3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선술집이라고도 하는 이자카야(居酒屋)와 로바다야키(炉端焼き)는 한자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원래는 조금 다른 개념인데, 주당이 아닌 내겐 둘의 구별이 쉽지 않고 의미도 없다. 그저 일본의 부엌이라는 오사카에 와서 이자카야엘 안 가 보고 돌아간다면 예의가 아니겠기에 하루 저녁은 가볼 참이었다. 몇 해 전 도쿄에서의 경험으로 볼 때 거리마다 몇 집 걸러 있을 테니 딱히 정보를 갖고 가진 않았고, 그저 눈에 띄는 델 들어가 보기로 했다.
하루 종일 걸어 다리가 아파 어디 들어가 앉고 싶고, 마침 출출하기도 하고 갈증도 나서 나마비루 생각이 간절했는데, 번화가 남바의 어느 골목에 24시간 열고 무슨 수산이란 간판과 함께 먹을 게 많아 보이는 집이 눈에 띄길래 들어갔다. 무지 북적거렸는데, 한글 메뉴는 없고 영어 메뉴를 보면서 몇 개 골랐다.
멸치 치어를 얹은 네모난 부침개가 맛있어 보이는 쏘스와 함께 나왔다. 둥그렇게 나오는 우리완 달리 각진 빈대떡 위에 토핑처럼 얹힌 반건조 치어는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했다. 쏘스는 짜지 않고 달콤 새콤 감칠맛으로 찍어 먹는 재미를 더했다. 배가 고플 때여서인지 모양새 만큼이나 맛 또한 괜찮았다.
옆 테이블을 보니 커다란 참치 머리뼈를 굽고 있었는데, 조금 과장해서 팔뚝만해 보였다. 우린 살이 좀 더 있어 보이는 참치 꼬리 조림을 시켰다. 몸통이 두툼한 참치는 꼬리 부위에도 살이 많았는데, 간장 베이스에 마늘 슬라이스를 얹어 우리 입에 닥 맞았다. 한참 먹다 보니 가운데 뼈가 나왔는데, 말이 통하면 밥 한 공기 시켜서 비벼 먹어도 딱 좋을 간이었다.
이 집은 테이블마다 작은 취사용 난로가 있었는데, 휴대용 가스를 연료로 숯불 기운을 냈다. 꼬치를 끼운 대하를 시켰는데, 꼬치를 잡고 두어 번 돌려가며 굽는 재미가 있었다. 아내가 잘 구워진 대하를 머리를 떼내고 먹자 둘째가 기다렸다는듯이 새우는 머리와 꼬리도 먹는 거라면서 아그작 아그작 씹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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