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시 오사카5 - 120년 전통 동양정 함박스텍
Posted 2016. 5. 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이번 여행에선 식당은 죄다 플랜 A로 가다가 마지막날 저녁식사만 플랜 B로 했다. 한나절 교토에 갔다가 오사카로 돌아와 원래는 난바 빅 카메라 옆에 있는 모토모라에서 겉은 바삭하게 굽고 속은 촉촉한 규가츠(牛かつ)를 먹을 생각이었는데, 8시가 넘은 시간에도 대기줄이 장난이 아니게 길어 한 시간 또는 그 이상을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포기하고 다른 델 가려다가 얼마 안 가서 난바역 다카시마야 백화점 앞을 지나게 됐다.
백화점 7-8층에 식당들이 있어 그 중 아무 데나 가려고 들어섰는데, 마침 7층에 있는 동양정이 눈에 들어왔다. 120년 전에 교토에서 시작해 교토와 오사카에만 몇 군데 있다는 함박스텍 전문점이 코앞에 있었던 것이다. 모토모라 규가츠가 월척이라면, 이 집은 준척 정도는 충분히 되는 만만찮은 맛집이다. 일본의 오무라이스, 함박스텍 등 경양식 맛과 질은 수준급인지라 먹어보고 싶었는데, 후보에 들지 못하다가 눈에 띈 것이다.
다리 아파도, 근처에 아는 곳도 없으니 언제 자리가 날지 몰라도 마지막날 저녁인데 그냥 기다리자는 아내를 설득해 무작정 걸음을 옮겼지만, 막상 들어간 곳이 별로였다면 막판 광박에 피박까지 쪽박을 온통 뒤집어쓸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역시 오사카는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반신반의하던 아내와 둘째도 호일에 쌓여 철판에 나오는 음식을 맛보더니만, 이내 오이시! 스고이! 를 연발했다.
개인용 철판에 커다란 통감자 하나와 함께 호일에 덮여 나오는 비주얼은 안에 뭐가 들어 있을까를 상상하는 재미를 주는데, 나이프로 가운데를 푹 찔러 잘라내 양옆으로 벗겨내면 먹음직스런 함박스텍이 간직했던 열기를 뿜어내는 비주얼로 식감을 마구 자극한다. 벗겨내는 재미가 있는 아이디어 상품이다.^^ 명불허전이라고, 이런 함박스텍 한 번 먹어주면 오래 기억에 남는데, 감자는 그냥 먹어도 되지만 우리는 함박 쏘스에 비비듯 발라 먹었다.
라이스와 수프, 디저트는 2천엔 정도 하는 세트 메뉴로 시키면 나오는데, 우린 1,280엔 짜리 단품으로 시켰다. 함박 패티가 아주 크진 않아도 작지도 않아 그냥 단품으로 시켜도 무방하다. 나마비루 한 잔과 함께 먹으니 딱 좋았다. 명란 파스타와 다른 메뉴들도 있고, 홍시 비스므리하게 나오는 토마토 디저트도 유명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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