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시장 도시락
Posted 2016. 5. 2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두어 주 전에 요즘 편의점 매출 1위 품목이 바뀌었다는 뉴스를 봤는데, 도시락이란다. 4천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데다 내용이 업그레이드 되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혜자 도시락, 혜리 도시락, 11찬 도시락 등에 이어 안 하는 거 없는^^ 백종원 도시락까지 절찬 판매중이란다. 한솥 도시락, 본 도시락 등 도시락 전문점 것은 먹어봤어도 편도(편의점 도시락)는 아직 안 먹어봤는데, 밥 없는 날 한 번 먹어봐야겠다.
일찍부터 철도가 발달한 일본도 도시락이 유명한데, 역마다 파는 도시락을 에끼벤(駅弁, 역+벤또)이라 따로 부를 정도다. 벤또가 다 그렇지 하면서 허접하겠거니 하겠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역마다 지역 특산물을 반찬으로 내서 인기가 많고, 일본 전역의 철도역을 돌아다니면서 에끼벤 사 먹는 재미로 여행하는 이들도 많고, 전문 리포터가 여러 역을 순회하면서 도시락 까 먹고 소개하는 프로도 본 적이 있다. 값도 천차만별인데, 천 엔이 넘는 것도 수두룩하다.
에끼벤까진 아니어도 편의점이나 시장에서도 저렴한 도시락을 많이 파는데, 오사카 아케이드형 시장을 걷다가 389엔 짜리 벤또를 늘어놓고 파는 집을 봤다. 반찬 구성에 따라 종류도 다양해 싸면서도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물론 예전 학창시절처럼 매일 거의 같은 내용의 벤또를 먹어야 한다면 그 또한 고역이겠지만, 요즘 같이 아주 가끔 먹을 땐 신기하고 맛나게 먹는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 같다.
우리네 주먹밥에 비견되는 오니기리(おにぎり)도 162엔에 팔고 있었는데, 잔잔한 영화 <카모메 식당>에서 핀란드 사람들이 시커멓게 생긴 게 뭔지 궁금해 하면서 서서히 호기심을 갖게 되던 전형적인 일본 간편 음식이다.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파는 삼각김밥도 보였는데, 102엔을 받고 있었다. 속에 연어와 우엉조림 등 다양하게 들어 있다.
이미 담겨 있는 걸 사는 게 보통이지만, 수십 가지 먹음직한 음식들을 큰 접시에 담아놓고 원하는 걸 먹고 싶은 양만큼 덜어 담아 한 번에 무게를 재서 파는 곳도 눈에 띄었다. 아무래도 일반 벤또보다는 값이 조금 더 나가겠지만, 골라 먹는 재미가 클 것 같다. 많이 보던 찬들도 있지만, 처음 보는 것들도 있어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입맛이 다셔지면서 마음이 흡족했다. 에끼벤이며 시장 도시락이며, 이런 거 맛보려면 아무래도 다시 가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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