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ute 66 벽걸이 시계
Posted 2016. 9.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4년 전 여름, 라스베가스에서 그랜드 캐년 가는 길에 유명한 66번 도로(Route 66)를 만났다. 1920년대에 완공된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LA 인근)까지 중남부 8개 주를 횡단하는 4천 km 가까운 도로이다. 동서 양끝인 대서양에서 태평양까지 달리는 건 아니지만, 워낙 유명해 미국의 메인 도로(The Main Street of America), 어머니 도로(Mother's Road), 역사적 도로(Historic Route) 등의 별칭을 갖고 있다.
미국에서 공부했거나 살다 오지 않은 내가 이 도로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두 권의 책 때문이다. 지금은 둘 다 절판됐지만, 미국 대사관 공보관 전상우의 『루트 66을 달리다』(늘봄, 2003)와 윌리엄 히트문(William Least Heat-Moon, 이름에서 인디언 핏줄이 읽혀진다)의 『블루 하이웨이』(Blue Highways, 민음사, 2002)를 읽으면서 막연히 언제 기회가 되면 도전하면 좋겠단 생각을 하다가 잠깐이지만 그 길에 들어서 맛을 본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얼마 전 집앞에 생긴 스타필드 3층의 홈 퍼니싱 전문점 메종 티시아 벽시계들 가운데서 빈티지풍으로 만든 66번 도로 벽시계를 보게 됐고, 연말 세일 때 사야겠다고 점찍어 두었다. 며칠 전 아내를 만나러 온 대학부 후배 은주와 경자에게 밥을 사 주고, 두세 군데 안내하면서 이 매장에 들렸는데, 도대체 못 말리는 이 센스쟁이 후배들이 잠시 잠깐의 틈을 놓치지 않고 써프라이즈 선물을 해 주었다.
흰색도 있었는데 집에 와 풀어보니 이심전심인지 블루 계열이었다. 아내도 맘에 들었는지 거실 벽에 걸려 있던 걸 떼고 바로 갈아놓았는데, 우리집 흰색 벽지와 잘 어울렸다. 거실용으론 조금 작지 않을까 싶었지만 가로 30cm 정도라 생각보다 잘 어울렸다. 유리 없이 바늘이 돌출돼 있으며, AA 건전지 하나로 매일 매순간 자기가 알아서 도로 여행(Road Trip)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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