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나들이4 - 새벽의 후포 해변
Posted 2016. 10. 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교통편으로 볼 때 동해안 땅끝에 위치한 동네라 이동하느라 조금 지쳤고, 금요일 자정까지 계속된 노래와 대화로 즐거우면서도 다소 피곤했지만, 예까지 와서 새벽 바닷가를 놓칠 수 없어 한 시간 정도 해변을 거닐었다. 영덕을 지나와서인지 위 아래로 게와 생선 모양을 한 상징 표식물이 방파제를 겸한 도로를 따라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지진해일 긴급대피소로 지정된 곳에서 묵고 있었다(9월의 경주 지진으로 살짝 걱정을 한 게 사실이다^^).
전날 비가 내리고 날이 맑진 않았지만 저 멀리 수평선과 구름 사이로 막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오랜만에 바닷가 일출을 봤는데, 둘 사이에 낀 해는 작게 보였지만, 하늘과 바다 가득 자신의 존재와 위력을 알리고 있었다. 방파제 하단으로 민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모래밭 사이로 길을 내고 있었다.
방파제 바로 밑으로 떠밀려 오르내리면서 쌓고 부서지기를 수없이 거듭하던 모래들이 미니 퇴적층을 이루고 있었는데, 마치 캐년이라도 되는 것처럼 제법 볼만 했다.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모래 사장에 발자욱만 남기고 있었는데, 저쪽에 수백 마리 갈매기떼가 앉아 있는 게 보였다. 백사장에 새겨진 갈매기 발자욱도 오랜만이다.
갈매기들과 파도 포말이 서로의 영역을 지키려는듯 장난스러운 밀당을 벌이고 있었는데, 그러다 정든 게 한둘이 아닐 것이다. 파도는 잔잔했지만, 끊임없이 밀려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했고, 일출이 끝나면서 바다와 하늘은 원래색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시월 첫날을 후포 해변에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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