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함
Posted 2010. 9. 17. 00:43,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지금은 거의 없어져 구경하기 어려워졌지만, 예전엔 어딜 가면 꼭 그 집의 성냥을
하나 가져오는 버릇이 있었다. 담배도 안 피고, 딱히 성냥 쓸 일도 없건만 그냥 예뻐서,
그냥 나오기 허전해서, 다음에 다시 올 요량으로 주소나 전번 알아둘 생각에서였다.
요즘은 그 집의 명함을 한 장 갖고 올 때가 종종 있다. 서울유스호스텔 명함 뒷면인데,
주소와 약도와 함께 3개국어로 이 명함을 소지한 사람을 자기네 장소로 잘 안내해
달라는 당부의 말이 적혀 있다.
아마도 초행길의 투숙객, 특히 외국인을 배려해 만든 것 같은데, 보기 좋았다.
처음 가 보는 곳을 다시 찾아가려다가 지척에 두고도 못 찾는 경우가 허다한 건
내남이 별로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남산 산책로 중간에 목멱산방이란 찻집이 있는데, 목멱산은 남산의 옛이름이다.
커피 한 잔 주문하면서 습관처럼 명함을 챙겼는데, <남산8경>이 한시 형태로 적혀 있다.
찻집의 격조 있는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드러내는 좋은 아이디어다. 덕분에 남산에도
의외로 볼 게 많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에 만들었던 명함이 거의 떨어져 가 이번에 새로 만들어야 하는데, 너무 사무적으로
밋밋하게 만들지 말고, 실용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이게 만들고 싶어졌다. 좋은 아이디어
빌려 주실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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