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ystery of Life
Posted 2010. 9. 21. 09:25,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본가로 가서 여자들은 음식 만들고 남자들은 성묘를 다녀오게 된다. 새벽부터 비가 내리더니
아침이 됐는데도 제법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한다. 산소가 젖어 갈 수 있을려나 모르겠는데,
틀림없이 어머님이 가자고 하셔서 갔다올 것 같다.
대학 2학년 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으니 벌써 31년이 흘렀다. 평생을 목수로 사신
부친은 돌아가시던 해에 집마당에서 근사한 책장을 짜주셨다. 배운 건 없으셨지만 순박한
삶을 사셨고, 술을 좋아하셔서 간에 병을 얻으셨다.
4월 초에 간경화로 순천향병원에 입원하셨는데, 장학금을 탄 셋째 아들을 흐뭇해 하셨다.
그리고 며칠 후 돌아가셨는데, 임종은 못 모셨다. 어머니가 급히 마련하신 광주 오포의
공원묘지에 모셨는데, 그 날도 비가 많이 내렸다.
매년 설날과 추석 전날에 성묘를 하는데, 그새 형님 두 분이 먼저 돌아가셔서 본의 아니게
장남이 됐다. 교회 다니면서 제사와 성묘, 차례는 늘 곤혹스러운 자리인데, 동생이 맡거나
조카들이 대신하고 있다. 그냥 서 있기만 하는 것도 못할 짓이다.
사진은 2007년 5월 세미나 관계로 LA에 갔을 때 안식년으로 풀러에 와 있던 후배가
볼 만한 작품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공원식 공동묘지인 포레스트 론에 있는 <인생의 신비>란
거대 조각상이고, 아래는 LA 시내를 내려보면서 상념에 젖어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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