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주년
Posted 2010. 9. 26. 18:47,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오늘은 우리 부부의 결혼 23주년 기념일. 88 올림픽 전해, 1987년 9월 26일 토요일
오후 광화문 내수동교회에서 결혼예배를 드리고 제주도로 신혼여행을 갔고, 잠실 다세대
주택 2층에서 신접살림을 시작했다. 다음해 12월에 태어난 장녀 g양이 아침에 엄마빠를
위해 전날 준비한 선물을 꺼냈다.
나름대로 고심끝에 고른 선물이라 역시 비주얼이 좋다. 맛도 좋을 것이다. 이렇게도
놔 보고, 저렇게도 놔 보면서 서로의 디카를 꺼내 이리저리 찍느라 난리였다. 이런 선물은
왠지 그냥 먹어 치우기엔 너무 아까우니까.
이렇게 놔 봐. 아니에요, 제가 놔 볼게요.
둘이 컵케이크로 보드게임을 하는 것 같다. g양의 데코 감각이 모처럼 빛을 발했다.
아이가 놓고 있는 순간에 아내는 슬쩍 자기 카메라를 든다. 이러다가 셋의 블로그에
똑같은 사진 오를 게다.
나는 컵케이크와 함께 아내와 딸의 디카까지 한꺼번에 잡아봤다. 모두가 소중한 순간이다.
본말이 전도된 우리의 결혼기념 컵케이크 시식은 한참 뒤에야 이루어졌다. 한 가지씩 골랐지만,
모두가 우리것이다,
컵케이크는 달고 촉촉하면서 맛이 조금씩 달랐다. 지난 23년도 그랬다. 컵케이크들처럼
그리 다르지 않으면서 조금씩 다른 순간들이 우리 삶에 펼쳐졌다. 내후년 이맘때면 어느새
은혼식이고, 그 몇 년 뒤엔 새 가족들도 합류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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