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아니라 리더를 떠난다?
Posted 2017. 2. 25.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작년 이맘때쯤 사서 두어 챕터 읽다가 구석으로 밀어두었던 책을 다시 꺼내 들었다. 어느 잡지 광고면을 보다가 <그들은 교회가 아니라 리더를 떠난다>란 선정적인(?) 제목과 고든 맥도날드, 빌 하이벨스, 유진 피터슨 같은 애호하는 필자 이름에 혹해 샀는데, 막상 펴 보니 리더십 관련한 아티클들이 실려 있지만 꼭 제목과 관련된 내용은 아니었다. 간판으로 내세운 필자들의 글도 채 반이 안 돼 조금 부실한 느낌이 들어 조금 훑어보다 말았던 모양이다.
다시 읽어보니 역시 고든과 빌, 유진의 글은 힘이 있고 뚜렷한 메시지를 담고 있었고, 다른 필자들의 글도 한두 편을 빼곤 나쁘지 않았다. 세 사람 다 전성기를 지나 노년에 이르러 회고 조로 쓴 글들이었지만, 발군의 필자로서의 개성과 관록은 여전해 집중해서 읽게 만들었다. 원제 The Road We Must Travel: A Pessonal Guide for Your Journey(2014)에 어울리는 경륜과 경험에 기초한 솔직한 조언들을 통해 배울 게 많았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잠시 혹하게 만들었던 번역판 제목은 꽤 오버했다는 느낌이 드는데,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덴 성공했을지 몰라도, 유능하고 스마트한 편집자 같아 보이진 않는다. 무엇보다도 이 대표적인 필자 셋 - 굳이 길게 소개하지 않아도 알만한 이들이다 - 은 책 날개에 장황하게 소개하면서 나머지 여덟 명의 필자들에 대해선 책 어느 구석에서도 일언반구 소개하지 않는 불친절하고 엉성한 편집 솜씨는 무모함이라 해야 할지, 불성실이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크 부캐넌, 프랜시스 챈 정도만 알겠고, 네이선 콘래드, 루스 베일리 바튼, 마크 래버튼, 스티브 메이, 스카이 제타니, 도날드 스누키언은 어떤 인물들이기에 이런 글을 쓴 걸까 하는 궁금증을 전혀 해소해 주지 않았다. 아마도 원서에는 편집자 서문이나 구석진 자리에서라도 간단하나마 이들 각자에 대한 소개가 있었을 법 싶은데, 번역판에서 이런 중요한 정보를 누락시켰다면 그건 당연히 좋은 편집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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