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상맨들
Posted 2010. 9. 20. 00:13,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토요일 홍대 앞에 있는 복음과상황 사무실에 들렸다. 복상은 1995년 3월부터 2004년 1월까지 만 9년을 일하면서 30대 중후반과 40대 초반을 보낸 곳이다. 신림동, 역삼동, 논현동, 자양동 사무실까지 네 곳에 있었고, 내가 그만 둔 후에도 두어 번 옮기고 지금은 커피밀이란 커피집 한 켠을 쓰고 있다.
왼쪽부터 황병구(현 편집위원장, 한빛누리 본부장), 김회권(현 발행인, 숭실대 교수), 김형원(전 편집위원장, 하나로교회 담임), 양희송(4대 편집장, 청어람 기획실장), 이광하(현 6대 편집장, 일산은혜교회 부목사)이다. [발행인과 편집위원장은 비상근이고, 편집장이 상근으로 직원들과 함께 잡지를 만든다.] 1991년 1월에 창간해 내년 1월호로 20주년을 맞게 된다. 겸사겸사해서 복상맨들이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한 것이다. 2001년에 10주년 기념호를 만든 기억이 난다.
IVP에서 책을 만들다 미션월드란 잡지로 옮긴 지 얼마 안돼 복상 3대 편집장으로 일하게 됐는데, 가장 길게 일한 곳이기도 하지만, 내 커리어와 정체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곳이었다. 편집장으로 들어가 편집과 기획만 하다가 잡지 사정이 점점 안 좋아지면서(6명이던 직원이 나중엔 2명으로 줄었다) 경영까지 해야 했는데, 힘든 기간이었지만 많은 추억을 남겼다.
아마도 내가 복상을 위해 한 일이 있다면, 우여곡절 가운데서도 복음주의 진영에서 사회참여적 목소리를 내는 월간지의 명맥이 끊어지지 않도록 버틴 게 첫 번째일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지강유철, 김두식, 박총, 양희송, 김기현, 김동문, 김용주 등 재능 있는 필자들에게 지면을 제공한 정도일 것이다. 블로그 친구 larinari(정신실)님도 복상을 통해 데뷔했다.^^
2080으로 옮긴 후엔 일부러 연락을 안하고 지냈는데, 20주년을 앞두고 어쩔 수 없이 어제오늘의 용사들이 머리를 맞대게 됐다. 느슨하게나마 다시 복상과 연결된 게 감사할 뿐이다. 네 명의 후배들이 일하는 사무실 분위기가 밝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배추밭 (4) | 2010.10.02 |
---|---|
오래된 흑백사진 (0) | 2010.09.22 |
커피를 마시는 방법 (6) | 2010.09.10 |
Rush Hour (7) | 2010.09.09 |
이런 때가 있었군 (6) | 2010.09.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