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흑백사진
Posted 2010. 9. 22. 07:04,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추석을 쇠러 본가에 갔다가 어머님 화장대 유리 받침 사이에 끼어 있는 옛사진을 꺼내
디카로 찍었다. 오래된 흑백사진으로 보관 상태가 좋지 않아 구겨진 자국도 보이는데,
내가 나오는 사진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돐사진이 있었는데, 내겐 없고 혹 어머니가
갖고 계신지 모르겠다.)
나는 어머니 무릎에 앉아 고개를 돌리고 있어 얼굴이 제대로 보이진 않는다. 그때도
지금처럼 삐딱한 구석이 있었나 보다.^^ 한두 살 정도 돼보이는데, 사진 왼쪽의 작은형은
네 살 터울이고, 큰형은 열세 살 위다. 내가 단기 4292년생이니까(^^) 그렇다면
4293년에서 95년 어간에 찍은 사진 같다.
1960년대 초반 사진이라는 말이다. 서른 넷에 셋째 아들을 낳으신 어머님은 올해로
여든 다섯이 되셨다. 형들 얼굴에서 내 모습이 언뜻 비치기도 하는데, 형님들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먼저들 가셨다.
우리집은 서빙고와 한남동 사이 오산학교 밑의 나즈막한 언덕 왼쪽에 있었는데,
사진엔 안 보인다. 바로 앞에 용산에서 오는 철도가 있고, 그 아래가 한강이다. 나룻배
다니던 시절이라, 어제 같은 큰 비엔 떠내려오는 물건이 많았고, 개중엔 사람도 있었다.
이 사진 말고는 국민학교 때 사진이 몇 장 남아 있고, 졸업앨범이 그나마 유년 시절의
아스라한 기억을 간직하고 있을 뿐이다. 어렸을 때 집이나 동네 구조도 어렴풋이 기억나지만,
사진처럼 흑백 톤이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의왕국제플래카드아트 (2) | 2010.10.08 |
---|---|
배추밭 (4) | 2010.10.02 |
복상맨들 (12) | 2010.09.20 |
커피를 마시는 방법 (6) | 2010.09.10 |
Rush Hour (7) | 2010.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