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1-흔들바위와 울산바위
Posted 2017. 3. 1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오랜만에 설악산 구경을 하고 왔다. 탄핵 선고가 있던 금요일 아침에 출발해 속초에서 점심을 먹고 오후에 흔들바위와 권금성 두 코스를 둘러봤다(속초와 설악산은 20분 거리). 혼자 왔거나 오전에 올랐더라면 흔들바위를 본 다음 울산바위까지 내쳐 올라갔다가 왔겠지만, 새 직장에 다니느라 몇 달 동안 산 구경을 못한 아내와는 흔들바위만 해도 천천히 왕복 세 시간 정도 충분한 등산이 됐고, 내려와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3천5백원씩 산 입장료를 내고 신흥사를 거쳐 흔들바위까진 왕복 5km 정도인데다 거의 평탄한 둘레길을 걷다 마지막 계단만 잠깐 오르면 되는지라 가벼운 걸음이 이어졌다. 야생화 노루귀도 보고, 쉬엄쉬엄 걷노라니 저 멀리 울산바위가 이마를 드러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흔들바위가 있는 계조암에 다다랐다. 바위 앞에서 사진을 찍던 이들마다 공통적으로 하는 말인즉슨, 예전엔 꽤 커 보이던 바위가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것. 바위는 유구한데 인생이 훌쩍 지났구나.
흔들바위에 이르기 전 숲 사이로 이마를 내보이던 울산바위가 한 눈에 들어왔다. 흔들바위에선 1km를 더 가면 되니, 다리가 후들거리고 약간 아찔한 코스를 지나겠지만 웬만하면 갈 수 있다. 우린한참을 눈에 담아두며 충분히 즐겼는데, 이쪽 방면에서 보는 울산바위는 장엄하기가 이를데없다. 육중한 화강암 바위산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서 있는 광경이랄까 위용은 아마 어디나 내 놔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앞은 이렇게 생겼지만, 오며가며 미시령 터널 앞에서는 뒷 모습을 보게 되는데(어디가 앞이고 뒤인지 구분하는 게 의미없지만), 설악산 산세를 배경으로 그저 바라만 봐도 흡족하고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수려한 풍경을 선사한다(미시령 터널 부근에서 이쪽 방면 전경을 찍을 수 있다는데, 아쉽게도 못 찍었다). 어떻게 한 산의 앞뒤가 서로 전혀 달라보이면서도 개성적인 아름다움을 뽐낼 수 있는 건지, 오르진 못했으면서도 즐기기엔 충분했으니, 역시 설악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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