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여행10-숯불생선구이
Posted 2017. 3. 24.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속초에 가면 먹고 싶었고, 한 번쯤 먹고 와야 할 메뉴 중 하나가 숯불생선구이다. 바닷가라 회도 좋지만, 동네에서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지라 생선구이 쪽을 공략하는 게 좋은 전략일 수 있다. 식당뿐 아니라 시장 길거리 노점상들이 구워 주는 생선도 먹을 만한데, 본격적인 생선구이를 맛보고 싶었다. 두 주 전에 갔을 땐 호텔에서 조식 부페를 먹느라 들어갈 자리가 없어 그냥 왔는데, 미국에서 누이가 와서 당일치기로 후다닥 다녀오면서 생선구이집을 찾았다.
앱이나 블로그 검색을 하면 허름한 88생선구이(만2천원)와 4뚱이들이 엄청나게 먹어대면서 한입만으로 재롱을 피우는 <맛있는 녀석들>에도 나온 동명항 숯불생선구이(만7천원) 등이 눈길을 끈다. 돌솥밥이 나오는 동명항 구이집으로 갔는데, 결과적으로 조금 아쉬운 선택이 됐다. 영양돌솥밥과 해물된장뚝배기 그리고 찐 대게 한 마리, 숯불구이 김 등이 버라이어티하게 나오는 그럴듯한 구성으로 눈과 입이 즐거웠지만, 메인인 생선구이가 다소 아쉬웠기 때문이다.
가자미와 고등어를 기본으로 그날그날 조금씩 구성이 바뀌는 숯불에 구운 7종류의 생선이 철판에 담겨 나오는데, 다양한 생선을 한 접시에서 맛볼 수 있다는 즐거움을 주기도 했지만, 딱히 어느 것 하나 특출나게 맛있다는 느낌을 주진 않았다. 아마도 속초에서 물 좋은 생선들을 맘껏 먹어볼 수 있을 거란 내 야무진 기대가 좀 컸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그 중 가장 맛있는 건 역시 평소 잘 먹어볼 수 없는 메로 토막이었다.
삼치가 빠진 크지 않은 생선들로 푸짐한 생선의 향연은 누리지 못했는데, 맛이 나쁘진 않았지만 고만고만해 가성비가 좋은 집이라 보긴 어려울 것 같다. 비주얼은 그만이지만 생선구이와는 별로 어울려 보이지 않는 게도 빼고 밥도 그냥 고봉 공기밥으로 주면서 메인인 생선에 좀 더 비중을 두면 더 각광 받지 않을까 싶다. 생선만 떼고 볼 때 1인분이라면 납득하겠지만, 2인분으론 조금 아쉽다
음식 말고 아쉬운 게 하나 있는데, 의자에 앉는 테이블이 없다는 건 그런대로 넘어가 줄 수 있어도 화장실은 유명세에 비해 너무 부실해 보였다. 요즘도 좌변기 아닌 화장실 있는 집이 있다는 걸 굳이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면^^, 서둘러 시설 투자를 하는 게 전국에서 몰려드는 손님들에 대한 예의가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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