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던 진달래
Posted 2017. 4.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매년 이맘때면 수줍은듯 사알짝 꽃망울을 터뜨리면서 봄소식을 전하던 진달래가 올해는 좀
더디네, 왜 여직 안 피나 궁금해 다른 때보다 눈여겨 보는데, 모락산 산길에는 3월 마지막날이
되어서야 분홍색 기운이 살짝 돌기 시작했다. 주초까지만 해도 생강나무 노란색 꽃만 보였는데,
주말과 월말로 접어들면서 하나 둘씩 작고 가녀린 꽃분홍을 툭툭 터뜨리기 시작했다.
기다리노라면 반드시 피어오를 테니까 믿고는 있었지만, 예년에 비해 날씨가 포근한데도
영 기색이 안 보여 약간 조바심을 내고 있었는데, 때가 찼는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것도 매년 그랬듯이 처음 오르막길에선 미처 못 봤다가 내려오는 길에 여기저기 숨어 있던 걸
보물찾기 하듯 하나 둘씩 조우하는 기쁨이 제법 컸다. 때가 되면 어련히 알아서 피어날 것을
그저 급한 마음에 자세히 보지 않고 지나가다가 뒤늦게 알아차린 것이다,
처음 피어날 땐 그렇게 숨어 있어 잘 안 보이던 진달래는 한 번 피기 시작하면 빠르게 온 산을
꽃분홍으로 채색하는데, 덕분에 앞으로 두어 주는 진달래 보는 재미로 봄산을 찾게 된다. 꽃 인심이
후하지 않은 편인 이 산은 4월 진달래 지고 잎 나기 시작하면 슬슬 초록색 잎들이 지배하는
동네산 풍경으로 옷을 갈아 입는다. 다시 산에 다니기 좋은 계절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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