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봄꽃
Posted 2017. 4.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보름 전, 그러니까 3월말 4월초만 해도 평지엔 개나리와 목련, 산길엔 생강나무 꽃 정도만 드문드문 보이던 게 한두 주를 보내며 날이 부쩍 따뜻해지자 진달래, 벚꽃 할 것 없이 봄꽃이란 봄꽃은 온통 만개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산길엔 분홍 진달래가 눈을 즐겁게 하고, 도로변엔 여기저기 하얀 벚꽃들과 이팝나무들이 도열해 눈부시게 만드는 봄날이다.
봄이 짧은 건 꽃이 반짝 하고 피었다 얼마 안 지나 져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게 꽃봉오리가 부풀어오르는 걸 기다리게 했으면 좀 더 오래 머물다 가야 하건만, 봄꽃들은 약속들이나 한듯 수명이 짧다. 아직 철쭉을 남겨두고 있긴 하지만, 뭐가 그리도 급한 겐지 슬슬 화려했던 꽃잔치는 막을 내리고 연두색과 초록색 나뭇잎들과 배턴을 주고받고 있다. 신록이 반갑기도 하지만, 다시 너희들 만나려면 또 다시 일 년을 기다려야 하니, 그거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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