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콘
Posted 2017. 7.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봄에 속초에 갔을 때 중앙시장에서 시선과 발길을 잡아 끄는 즐비한 주전부리들 가운데 추억의 붕어빵이 보였다. 틀에서 바삭하게 구워져 겨울에 먹는 붕어빵보다 몸통이 튼실해 보였는데 속은 비어 있었다. 그냥 먹는 건 아닐 테고, 잠시 지켜보니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채워 먹는, 그러니까 아이스크림콘을 대체한 거였다. 옆집에서 산 씨앗호떡을 먹으면서 지나가던 차라 아이스크림이 들어 있는 사진은 찍지 못했는데, 보나마나 아이들은 물론 남녀노소 좋아라 할 아이템 같았다.
갓 구운 붕어빵은 뜨거워서 처음엔 손에 쥐기도 쉽지 않고 입김 호호 불어가며 먹는 거란 생각을 180도 바꿔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채울 수도 있다는 깜찍한 생각을 누가 했는지 몰라도 착상이 기발해 보였다. 언제 어디서 처음 시작됐는진 몰라도 아마 이런 빵틀이 따로 있을 테니 전국 여러 시장이나 인사동, 전주 한옥마을 같이 사람들이 몰리는 곳에선 쉽게 볼 수 있는 명물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틀에 반죽과 앙꼬를 함께 넣고 뒤집어 가며 구우면 뜨겁게 나오던 날렵한 붕어빵(요즘은 보통 천원에 세 개)을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채운 붕어콘으로 대체해 그보다 더 비싸게 받을 수 있으니(모르긴 해도 이천원은 족히 받을듯) 상인들에겐 매력적인 상품일 것 같은데, 아이들은 몰라도 어른들은 열이면 아홉은 붕어빵에 얽힌 이런저런 추억을 소환하며 손에 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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