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뇌하는 인간
Posted 2017. 12. 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와이카토 대학엔 호수가 세 개 있는데, 그 중 대학 채플 옆 아담한 호수 앞에 서면 저 건너 사람 형상의 조각 작품 하나가 보인다. 가까이 가 보면 1960년대 초반 작품으로 머리에 새똥이 흘러내리는 등 조금 낡아 보이는데, 몰리 맥칼리스터(Molly Macalster)란 작가의 <정의의 종말 The Last of the Just>이란 작품이다. 작가와 작품명 외엔 다른 정보가 안 씌어 있어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작품 스타일이나 표정 등으로 볼 때 2차 대전 이후 5, 60년대의 고뇌하는 인간상을 묘사한 게 아닌가 싶다.
전에 왔을 때도 아침 산책 때와 중간 쉬는 시간에 작은 호수 한 바퀴를 돌아보면서 나무 구경을 하다가 대충 본 적이 있는데, 오랜만에 다시 보게 되니 반가웠다. 작품명에 걸맞게 꽤 그럴듯하게 서 있는데, 다가가서 자세히 보니 어디서 본듯한 인물 같단 생각이 들었다. 표정이 꼭 얼마 전에 돌아가신 마광수 선생을 닮았다.^^ 선생이 그 시대에 여길 왔다 갈 리 없을 테고, 인간의 고뇌는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 거고, 고뇌하는 인간상은 비슷하게 보이게 마련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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