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wau섬 여행 3 - 공작 쇼
Posted 2018. 1. 1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카와우 섬에 도착해 가까운 반대쪽 바닷가까지 한 시간 정도 둘러보니 슬슬 배꼽시계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나가는 배는 2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섬에 하나밖에 없는 카페에 들어가 야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뜻밖에 식전 공연이 시작됐다. 이 카페 마당의 주인인듯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공작 한 마리가 어슬렁거리면서 우리를 맞아준 것이다.
화려한 색깔과 도도한 자태로 존재 자체만으로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한 공작이 바로 우리 앞에서 날개를 펼쳤다 접었다 하면서 울어대기를 여러 번 반복했는데, 제 몸체의 몇 배는 돼 보이는 날개깃을 부채처럼 활짝 펴서 곧추 세웠을 땐 공중에 꽃이 피는 것 같고 수를 놓는 것 같았다. 음식은 그닥 특별할 게 없었지만, 이 카페의 숨은 보물로 손님들의 탄성과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잘 한다 잘 한다 하니까 신이 났던 걸까. 공작은 간간이 뒤로 돌아 엉덩이를 까는 쌩쑈도 연출해 주었는데, 어머나! 공작의 뒷태는 이번에 처음 본 것 같다. 화려한 앞태만은 못해도 나름대로 볼만 했다.^^ 그러고보니 바로 몇 분 전 산책길에서 본 식물이 공작의 뒷태 쇼를 코스프레하면서 공연 안내를 하고 있었는데, 미처 못 알아본 것 같았다.
'I'm traveling > Kiwi NewZealand'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형형한 눈빛, 매끈한 손짓 (0) | 2018.01.13 |
---|---|
Kawau섬 여행 4 - Attention is killing me (0) | 2018.01.11 |
Kawau섬 여행 2 - 어느 멋진 날 (0) | 2018.01.09 |
Kawau섬 여행 1 - 페리 타고 여기 저기 (0) | 2018.01.08 |
이번에 처음 본 쓰레기통 (0) | 2018.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