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wau섬 여행 4 - Attention is killing me
Posted 2018. 1.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곧고 높게 자란 대나무숲을 지날 때면 우후죽순(雨後竹筍)이란 말과 함께 대나무의 성장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카와우 섬에도 숲을 이룰 정도는 아니지만 대나무가 자라고 있었는데, 다른 데와는 달리 한데 모여 서 있는 게 특이해 보였다. 일부러 이렇게 모아놨을 것 같진 않은데, 이렇게 모여 있으니 또 색다른 풍경이 됐다.
그래서였을까.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칼로 대나무 줄기에 이름을 새긴 모양이다. 한 사람이 시작해 그야말로 우후죽순처럼 퍼진 것 같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보면 너도 나도 하고 싶어지는지 성한 대나무 가지가 없을 정도로 나무마다 빽빽촘촘하게 이름들을 새겨 놓았는데, 물론 거의 영어였다.^^ 한인 관광객들이 적어서 그렇지, 바위에도 정으로 이름을 새기는 이들이 봤다면 옳다꾸나 이때다 하면서 이내 가세하지 않았을까.
때로 아름다고 멋진 건 보고도 못 본 척하는 게 나을 때가 있다. 지나친 관심은 해가 되고 독이 되기 때문이다. 영어로 주의문을 프린트해 놨는데, killing이란 말이 눈에 들어왔다. 기후나 토양, 풍토병 등을 이기고 생존했건만, 인간의 지나치고 쓸데 없는 관심이 대나무를 죽일 수도 있다는 게 실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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