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wau섬 여행 2 - 어느 멋진 날
Posted 2018. 1. 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카와우 섬(Kawau Island)을 구경하고 점심 먹고 돌아오는 페리를 타려는데, 마침 들어올 때보다 맑게 개이고 기온도 오르면서 풍광이 부쩍 좋아진 선착장 데크에 한 커플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그림 같은 포즈를 취하면서 섬의 오후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처럼 배 타고 들어왔다가 잠시 둘러보고 다시 나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이 섬에 방을 잡고 며칠 쉬었다 가는 휴가객 같았는데, 여행은 이렇게 하는 거라는 걸 몸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섬의 랜드 마크 격인 맨션 하우스(Mansion House) 뒷편 정원엔 키 크고 통통한 야자나무 사이로 벤치가 놓여 포토 존 역할을 톡톡이 하고 있었다. 야자나무는 혼자선 택도 없고 둘이 팔을 벌려야 겨우 닿을 정도의 아름드리였는데, 벤치에 앉아서뿐 아니라 잔디에 두 팔 벌리고 누워 하늘을 영접하고 싶게 만들기도 하고, 혼자서 또는 둘이나 여럿이 다양한 포즈를 연출하게 만들었다.
뿌리가 가늠되지 않는 무질서한듯 하면서도 넉넉한 품을 선사하는 거대한 나무가 반겨주었는데, 이런 나무를 보면 조금 올라가 보고 싶기도 한데, 참아야겠지. 예전에 호주 서부의 바오밥 나무 틈새엔 이송중인 애버리진 죄수들을 여러 명 둘여보내 가두었다고도 하는데, 이 나무도 혹시 그런 용도는 아니겠지 싶었다.^^
한두 시간은 족히 걸으면서 주위 풍경을 보는 코스도 있었지만, 우린 20분 정도 걸리는 가벼운 코스를 산책했는데, 가다 보니 아래로 바다가 보이는 절벽을 만났다. 금세라도 무너지거나 떨어질 것 같은 아찔함을 느끼면서 찍어둔 사진은 절벽 위에서 드러낸 뿌리 사이로 거의 직각으로 내려다 보이는 바다까지 20m는 족히 되는 아찔한 높이도 담지 못하고, 갯벌처럼 보이는 게 실은 투명하게 보이는 해수면 아래라는 것까진 설명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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