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와 치즈
Posted 2018. 1. 2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양이 인구의 두 배쯤 된다는 뉴질랜드는 청정 자연 환경으로 유제품의 퀄리티가 좋을 수밖에 없는데, 마트에 가면 버터와 치즈 코너가 풍성하고 다양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대형마트 아닌 동네 슈퍼들도 웬만큼은 구비하고 있는데, 주말을 보냈던 마타카나(Matakana) 동네 가게에서도 여러 종류의 버터와 그보다 더 다양한 치즈를 볼 수 있었다. 생각 같아선 이것저것 쓸어담아 오고 싶지만^^, 여행이란 게 대개 그렇듯이 눈에 담아두는 걸로 만족해야 했다.
요즘은 거의 영어 발음 그대로 버터로 쓰고 읽지만, 우리 어렸을 땐 일본식 발음의 영향으로 빠다로 읽고 썼는데, 미군 PX에서 흘러나온 것들을 가끔 맛볼 기회가 있을 뿐 훨씬 값이 싼 마아가린 만큼 대중화 되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시중 마트에서 유통되는 국내 브랜드 버터는 몇 종류 안 되고, 수입 버터도 그리 풍부하지 못해 이렇게 다양하고 풍부한 매장에 들어가면 눈이 번쩍 뜨이고 걸음이 빨라지면서 약간 환장(換腸)하게 되는 것 같다.^^
치즈는 버터보다 더 종류가 많은데,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샌드위치에 들어가는 네모난 체다 치즈나 피자나 샐러드에 들어가는 모짜렐라, 리코타 정도만 조금 익숙할 뿐 나머지는 뭐가 뭔지 몰라 좋아라 신나라 구경은 해도 막상 고르긴 쉽지 않다. 촉촉한 맛 브리(Brie) 정도면 무난한데, 감으로 대충 사면 예상과는 다른 꼬릿한 맛과 향으로 곤욕을 치르기 십상이다. 또 구입한 뒤 냉장 보관 등 번거로워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는데, 어쨌든 이번엔 하나도 사지 않고 그냥 왔다.
버터와 치즈 코너 옆엔 빵 종류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번에 처음 먹어본 당근빵(carrot cake) 맛이 근사했다. 당근 맛이 살짝 나는 파운드 케이크 비슷한 모양샌데, 주식으로도 괜찮겠지만 디저트로도 손색 없어 보였다. 스페셜 가격표가 붙어 있었는데, 맛도 스페셜해 다음날 아침 먹을 때 여러 조각을 집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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