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인가 에티켓인가
Posted 2018. 3. 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사무실 건너편 모락산에 가려면 아파트 단지를 낀 오솔길을 지나는데, 단지 쪽 콘크리트 옹벽엔
중간중간 빗물이 흘러 떨어지게 하려고 배수구 파이프가 설치돼 있다. 보도와 접한 데라 배수관이
넓을 필요는 없어 지름이 몇 cm 안 돼 보이는데, 키 닿는 데 보이는 그 틈새에 꼭 쓰레기를 채워 넣는
사람들이 있(고, 그걸 이렇게 봐 주는 사람이 또 있^^)다. 설마 멀쩡한 어른들은 아닐 테고 방과 후
우루루 몰려 지나가던 초중딩들이 한 게 아니겠나 추정해 본다.
다 먹고 구긴 우유곽부터 담배꽁초, 휴지 나부랭이도 있지만, 자갈 같은 작은 돌이 끼어 있기도
한데, 압권은 배수구와 비슷하게 생긴 음료수 캔들이다. 이런 데 뭘 채워 놓는 이들은 일부러 막으려
그런 건 아닐 테고, 그저 오며가다 빈 구멍이 보이길래 심심풀이로 버리거나 꽂아두곤 하는 것일
텐데, 그나마 음료수 캔은 배수관 지름과 닮아 그리 흉해 보이지 않는다. 이쯤 되면 비슷한 걸
찾아낸 미적 센스를 칭찬해야 할지, 실종된 에티켓을 탓해야 할지 헷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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