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참나무
Posted 2018. 3.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설연휴도 있었고, 원래 짧은 2월을 보내면서 이제 올겨울도 소임을 다하고 무대 뒤로 슬슬 사라지고
있다. 아직 봄이 왔다기엔 조금 애매한데, 그래도 산길을 걷는 발걸음은 무겁고 둔하던 겨울에 비해
한결 경쾌해진 것 같다. 신갈나무와 상수리나무 등 참나무들이 많은 산에서 전부터 눈길을 끌던 나무가
있었는데, 다른 참나무들에 비해 수피(樹皮, bark)가 굴곡이 심한 굴참나무(Oriental Oak Tree)다.
흔할 정도로 많기도 하지만 참나무들은 구별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잎 모양, 도토리 모양으로
구별한다지만, 내겐 이게 그거 같고, 그게 이거 같아 매번 헷갈린다. 나무의 피부 격인 수피 생김새로도
어느 정도 구별할 수 있다지만 그 또한 쉽지 않은데, 한참을 지나서야 떡갈나무나 신갈나무보다 골이 깊고
굵은 게 굴참나무란 걸 알아볼 수 있었다. 수피 안에 코르크가 많아 생각보다 딱딱하진 않은데,
골을 굴로 말하던 동네에서 이렇게 불렀다는 설이 그럴듯 하다.
한 번 이름을 부르게 되니까 그 다음부턴 자주 눈에 띄었다. 아직 잎과 도토리로 구분할 실력은
안 되지만, 봄여름 지나면서 이 나무들에 어떤 잎이 열리고 도토리는 어떻게 생겼는지 사철 관찰하노라면
우리 산에 많이 자란다는 참나무 6형제(상수리, 떡갈, 신갈, 갈참, 졸참, 굴참) 일가에 대한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질지도 모르겠다. 불현듯 선이 굵고 뚜렷한 굴참나무도 제법 매력적이란 느낌이
들면서, 올봄엔 좀 더 액티브하게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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