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은 왜 공동체를 떠나는가
Posted 2010. 1. 6. 16:06, Filed under: I'm journaling/Articles확실히 위기는 위기인가 보다. 요 몇 년 청년사역 관련 컨퍼런스나 포럼이 여러 번 있었지만, 대개 주최측 인사들과 소수의 청중이 겨우 구색을 맞추기 일쑤였다. 그런데 작년 11월 30일 학원복음협의회(학복협)가 연 제5회 캠퍼스사역 컨퍼런스에는 예상을 뛰어넘어 3백 명이 넘게 몰리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대학생들뿐만 아니라 2, 30대 간사들 그리고 4, 50대 지도자들도 다수 참석했고, 무엇보다도 10시에 시작해 5시에 끝날 때까지 대부분 자리를 지키면서 발제자들의 문제 제기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메모를 하는 열기가 뜨거웠다. 도대체 이 날 무슨 이야기가 있었고, 요즘 캠퍼스사역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이번 컨퍼런스가 관심을 끌고 참여를 불러일으킨 것은, 학복협이 2006년에 이어 두 번째로 <2009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를 실시해 그 데이터와 결과를 분석,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조사를 이끈 강남호 총무는 “3년 전 조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기독대학생과 비기독대학생이 의식과 생활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적인 부분에서만 약간의 의식적 차이를 보였을 뿐, 통일의식이나 취업 등 진로 문제, 인터넷 사용실태 등 라이프스타일에서 비기독대학생의 데이터와 기독대학생의 데이터에는 구별이 없었다.”는 약간은 비관적이고 우려할 만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었다.
이번 조사는 ● 진로와 취업준비 그리고 친구관계 ● 단체참여 여부와 문화, 독서, 아르바이트 ● 사회의식 ● 성, 이성교제 ● 통일, 북한 ● 기독교 등 6개의 큰 주제를 다뤘는데, 그 가운데 최근의 기독교신자 감소원인에 대한 기독인과 비기독인의 인식의 차이는 흥미롭다.
순위 |
기독교신자 감소원인 |
기독교인 |
비기독교인 |
1 |
기득권층 옹호, 교회세습, 비리 연루 등 이미지 실추 |
28.9 (39.3) |
28.0 (25.5) |
2 |
기독교의 교리만 옳다고 주장하는 독선적인 포교활동 |
15.0 (12.3) |
34.8 (53.8) |
3 |
교회/교회인들이 기독교 교리대로 실천하지 못함 |
22.4 (20.7) |
7.7 (1.1) |
4 |
교회가 사회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함 |
9,2 (16.7) |
7.0 (8.9) |
6 |
전도, 신도훈련과 양육 약화 등 기본에 충실하지 못함 |
3.0 (20.7) |
3.0 (1.1) |
(괄호 안은 2006년 응답율)
이번 조사 결과를 담고 있는 <2009 한국 대학생의 의식과 생활에 대한 조사>는 4×6배판 184면의 자료집과 166면의 데이터북 두 권으로 잘 정리되어 나왔는데, 청년사역자라면 누구나 갖고 있으면서 연구, 참고해야 할 자료이고, 청년대학부에서도 전도를 위한 기초 자료로 당분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청년대학생 이해를 위해 자료집 서두에 실린 23면 분량의 요약 총평 “청년대학생, 그들은 누구인가”만이라도 구해 볼 일이다(구입문의 : 학원복음화협의회, www.kcen.or.kr)
청년사역, 길을 묻다
한때 누리던 캠퍼스 선교단체들의 전성기를 지나 완연한 침체의 조짐 앞에서 청년사역자들은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며 그 원인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여기저기서 보이기 시작했다. 마침 구체적인 설문조사와 결과를 내놓은 이 컨퍼런스에 사람들은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오후엔 한국사회의 길을 묻다(이문식 목사, 산울교회), 청년의 길을 묻다(양희송 실장, 청어람), 복음주의 학생운동의 길을 묻다(이시종 간사, IVF) 같은 발제와 종합토론이 이어졌다.
오늘 한국 기독교의 주요한 결핍으로 ‘자기성찰성의 부재’(absence of self-reflection)를 들면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원인에 대한 진단과 분석이 나이브하기 때문에 대안이 잘 모색되지 않는다는 양희송 실장의 고언은 의미심장하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20대의 편이 되어 주는 것. 온라인상의 존재감을 확보하기 위해 당장 블로그와 트위터를 개설하라는 것. 현재 구조에서 할 수 없는 것은 과감히 아웃소싱하고 혁신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 길을 잃고 공동체를 떠나는 청년들을 줄이고 붙잡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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