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이 된 낙엽
Posted 2018. 5.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산길을 오르다 보면 등산로 주변 나무들 가운데 잘려나간 것들이 여럿 보인다. 등산로를
조성하면서 길을 내기 위해 베이거나 잘려나가기도 하지만, 숲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잘려나간
것들도 있다. 밑둥이 넓으면 미니 벤치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그냥 나름의 조화를 위해 1-2미터 정도
남겨둔 것도 가끔 눈에 띈다. 경쟁에서 밀려 잘려나가는 가혹한 운명에 처했던 나무들 가운데는
시간이 흐르면서 단면이 파이거나 변형되면서 잠시 멈춰 서게 만들기도 한다.
수피도 벗겨지고 단면의 나이테로는 별로 돋보이지 않아 등산객들의 시선을 끌기 어렵다고
생각했는지 단풍잎 하나를 받아들여 하얗게 칠한 것처럼 보이는 나무가 내 눈을 잡아끌었다.
나뭇잎이 백화(白化)된 것도 아닐 테고, 누가 이렇게 칠해 놓은 것도 아닐 텐데 어쩌다 이런 모양이
새겨졌을지 신기했다. 설마 잘려나가기 전에 맺고 있던 나뭇잎이 백화 현상을 보이는 거라면
애틋하기도 하면서 살짝 오싹해지고, 혹시 새똥이 말라 퍼진 거라면 그 또한 ^^.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북한 도토리 껍질 (0) | 2018.09.21 |
---|---|
붓꽃인 줄 알았는데 창포였군 (0) | 2018.05.30 |
산길 계단들 (0) | 2018.05.16 |
도토리 6남매 (0) | 2018.05.08 |
발걸음을 부르는 숲길 (0) | 2018.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