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사우1 - 책갈피 겸용 자
Posted 2018. 8.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책을 읽을 때 애용하는 소품이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색연필이고, 다른 하나는 크거나 길지
않은 자다. 둘 다 마음에 드는 표현이나 구절에 밑줄을 긋는 용도인데, 그러니까 내게는 일종의
문방사우(文房四友)쯤 되는 친구들인 셈이다. 책에 끼워 갖고 다니면서 함께 사용하는데, 그 중에서
자는 대개 두께가 있어 따로 갖고 다니진 않고 책갈피로 쓰는 북마크(그게 그 말인가^^)를
옆으로 뉘어 대신 쓰기도 했다.
그러다가 옛날 노트를 정리하다가 대학 시절 쓰던 20공 바인더 노트(네비게이토 선교회에서
나온 것)에 책에 끼워 갖고 다니기 좋은 자가 있는 걸 보고 떼어서 갖고 다닌 지 몇 년 됐다. 적당히
얇고 투명하면서 탄력이 있고, 20cm 길이는 웬만한 책에 딱 맞아 안성맞춤이었다. 게다가 한쪽
끝이 까만색으로 조금 튀어나와 있어 읽던 페이지 윗쪽으로 살짝 빠져나오게 끼울 수도 있어
여러모로 맘에 드는 친구다.
어떤 책은 거의 밑줄 그을 일이 없어 이 친구들이 개점휴업 상태로 놀고 지내기도 하지만,
책이란 게 웬만하면 챕터에 한두 개 이상은 좋은 문장이나 단어들이 눈에 띄게 마련이므로
좋은 책일수록, 내 맘에 드는 단어나 표현이 많이 나올수록 이 친구들의 역할이 커지고 바빠진다.
재밌는 건, 많은 책들이 서문에 좋은 구절들이 숨어 있는 건데, 파머(Parker Palmer)의 제목이
근사한 새 책도 서문을 쓴 김훈 특유의 관찰론에 이 친구들을 들이대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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