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비를 세우고 빛내는 눈썰미
Posted 2018. 10.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산길에서 만나는 돌비는 크든 작든 생각보다 구경할 게 많다. 돌 크기와 모양새라든가
쌓아올린 방식 등은 물론이고, 흔들리지 않도록 얼기설기 받쳐놓은 하단부도 저마다 지형에
맞게 개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두 바퀴 돌면서 앞 면과 뒷 면, 옆 면을 둘러보는 것도 재밌는데,
특히 지나다니던 이들이 하나 둘 얹어놓은 작은 돌들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지난주 검단산에서 본 크지도 작지도 않은 돌비에도 윗쪽 측면에 각진 작은 돌이 몇 개
놓여 있었다. 올라가면서 볼 때는 별다른 모양이 아니었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마치 엄마가
어린 아이들을 한꺼번에 여럿 업고 있는 모양이었다. 차곡차곡 쌓아올려 무척 안정돼
보였는데, 이런 돌을 골라서 맵씨 있게 얹는 눈썰미도 대단해 보였다.
앞뒷면이 모양새도 다르고 색깔도 달랐는데, 앞 면은 밝은 암갈색을 하고 있어 제법
세련돼 보였다. 이 돌비는 메인 돌비 외에도 또 하나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쓰러지지
않도록 하단을 지탱하는 돌 가운데 하트 모양의 돌이 눈길을 끌었다. 산중에서 일부러
이렇게 다듬었을 린 없고, 눈밝은 누군가가 찾아내 세워놓은 것일 텐데, 이거야말로
대단한 눈썰미가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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