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ctv
Posted 2018. 10.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사무실에서 잠시 은행일을 보러가는데, 길가에 설치된 cctv가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다.
5분 남짓 3백여 미터를 걸어가는 동안 얼추 대여섯 개는 설치돼 있었는데, 무얼 그리 감시할 게
많나 모르겠다.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보게 된 cctv는 방향에 따라 여러 개가
설치돼 있었고, 그 중 하나는 위 아래, 옆으로도 렌즈 방향을 바꾸기도 했는데, 원격조종은
아닐 테고 설치할 때부터 그렇게 작동하도록 입력되지 않았을까 싶다.
cctv를 볼 때면 뉴질랜드에서 cctv 스페셜리스트로 일하는 다니엘 생각이 난다. 6-7년 전에
뉴질랜드 코스타를 마치고 시내를 둘러보다가 미술관에 두 시간 내려놓은 적이 있는데, 전시된
작품들 구경을 잘하고 다시 만나자 혹시 자기가 미술관 군데군데 설치한 cctv도 봤냐고 물어왔다.
아니, (작품 구경하느라고 정신 팔려서) 한 대도 못 봤다고 하니까 서운한 건지(내가 하나도
못 찾아내서), 아니면 만족스러운 건지(잘 숨겨놓아서^^) 모를 애매한 표정을 잠시 지었다.
전에는 cctv 렌즈만 봤는데, 자세히 보니 설치 목적 등을 새겨 놓은 cctv 안내판도 군데군데
보였다. 적어도 숨어서 무단으로 찍진 않는다는 얘기 같은데, 그래도 연신 방향을 돌려가면서
거리를, 지나다니는 행인들을 녹화하는 cctv의 존재가 썩 기분 좋진 않았다. 거리의 cctv 뿐이랴,
자동차의 블랙박스며, 실내외에서 각종 렌즈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언제
세상이 이리 각박해지고 서로가 서로를 경계하는 사회가 됐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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