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란대와 당근 묶음
Posted 2018. 10.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남한산성을 하남과 광주 방면에서 올라가노라면 오전리, 불당리, 검복리를 지나 산성 로타리에
이르는데, 그 중 오전리(梧田里)에 주말이면 농산물 장터(6/19/13)가 열려 종종 애용한다. 일부러
장 보러 가는 건 아니고, 산성 트레킹 갔다가 오는 길에 잠시 들려서 김치나 양념깻잎, 상추 등을
사 오곤 하는 거다. 이십여 집이 신토불이 등 상호를 달고 자리를 로테이션 해 가며 자신들이
재배한 싱싱한 농산물을 파는데, 단골집은 없고 그때그때 내키는 대로 조금씩 사 오곤 한다.
토란 철이 됐는지 토란대와 토란이 보여 반가웠다. 1미터 이상 되는지라 매대에 놓지 않고
길 바닥에 묶어 놓았는데, 나물로 먹거나 육개장에 넣어 먹으면 맛있을 것 같았다. 토란은 추석
명절상에서나 국으로 맛보곤 했는데, 요 몇 년은 구경을 못해선지 입맛이 당겼다. 한 바구니 사 와서
한 솥 끓여 며칠 먹고 싶었지만, 다듬는 데 손이 많이 가고 아내도 끓여본 적이 없어 선뜻 살
생각을 안 하는 것 같았다. 올가을에 토란국을 먹으려면 무슨 수를 내야만 할 것 같다.^^
보통 마트에선 당근 꼬다리만 잘라 팔지만 여기선 당근 줄기를 당근 길이 만큼 남게 잘라 묶어서
세워 놓았는데, 컬러의 대조가 뚜렷한 게 아주 볼만 했다. 당근 줄기는 처음 봤는데, 먹는 건 아니고
아마도 저리 놓는 게 보기도 좋고, 묶어서 세워놓기도 편해서일 게다. 사 오자마자 둘이서 날로
먹었는데, 예상대로 싱싱한 게 맛도 좋았다.^^
물김치와 총각김치를 주로 사다 먹었는데(한 봉다리에 만원), 지난 주말엔 오랜만에 파김치를
사 왔다. 아내는 안 익은 것도 잘 먹지만, 나는 바싹은 아니어도 잘 익은 걸 좋아해 일단 한 접시
분량을 덜어 하룻밤 밖에 내놓아 익힌 다음 맨밥에 올려 한 입 먹어보니 칼칼하고 알싸한 파향이
제법 자극적이었다. 전에는 파김치를 즐겨 먹진 않았는데, 요즘은 이런 찬이나 조개젓, 명란젓
하나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비워낼 것 같다.
'I'm wandering > Joy of Discove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출근길 검단산 하늘 풍경 (0) | 2018.10.23 |
---|---|
고추는 어디에 열리나 (0) | 2018.10.17 |
비슷한 가르침 (0) | 2018.09.29 |
남한산성 행궁 추사 글씨 (0) | 2018.09.14 |
초라한 행궁과 임금님 방 한 칸 (0) | 2018.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