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의 세련된 안내판
Posted 2018. 10.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요즘 남한산성을 거닐다 보면 꽤 세련돼 보이는 안내판과 이정표를 볼 수 있다. 등산로나 둘레길, 국립공원이나 문화유적지 곳곳에 세워 놓는 이런 이정표와 안내판은 이름과 간단한 해설, 방향과 거리 등 유용한 정보도 도움이 되지만, 지역마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디자인으로 모양이나 컬러, 폰트를 선보여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렇게 바뀐 지 그리 오래돼 보이진 않았는데, 검은색에 가까운 진하고 묵직한 고풍스런 바탕 컬러에 성곽 이미지를 살린 픽토그램이 단순하면서도 단아해 보였다. 그런데 디자인은 어디다 내놔도 손색없을 정도로 좋아 보이는데, 정작 첫 눈에 확 들어오진 않았다. 가령 '종'을 안내하기 위해 첫 글자 자음(닿소리)만 성곽처럼 그려 놓고, 그 아래에 작게 Ful Name을 적어 놓는 식이어서 둘 다 봐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자세히 보면 우측 상단엔 한글 닿소리 14자를 4자씩 묶어 사각형을 만들고, 해당 닿소리를 별색 표시해 알아볼 수 있게 해 놓았는데, 아마도 한글을 막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들이나 외국인들을 염두에 둔 디자인이 아닐까 싶었다.^^ 방향 표시 픽토그램 아래엔 작지만 선명하게 글자와 거리를 써 놓았고, 그 아래엔 더 작게 영문을 병기했다.
산성을 한 바퀴 둘러보는 길은 남한산성옛길이란 이름을 붙였는데, 직선과 곡선이 이어지다 끊어지다 다시 이어지길 반복하는 게 옛길을 잘 형상화한 것 같았다. 산성 한 바퀴는 200분 그러니까 3시간 20분 정도면 돌아볼 수 있다고 나와 있는데, 사진도 찍고 중간에 한두 번 물을 마시면서 잠시 숨을 돌리다 보면 4시간 정도 잡으면 되지 않을까 싶다. 단풍이 한창인 가을날 산성 안내판과 이정표들을 벗삼아 옛길 트레킹에 도전해 보시길.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단산 후박나무 (0) | 2018.10.31 |
---|---|
검단산을 오르는 네 방향 (0) | 2018.10.27 |
한국과 일본의 품격 있는 맨홀 뚜껑 (0) | 2018.10.24 |
산성 강아지풀과 억새 (0) | 2018.10.22 |
돌비를 세우고 빛내는 눈썰미 (0) | 2018.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