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후박나무
Posted 2018. 10.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이맘때 산에 가면 엄청 커다란 낙엽들을 볼 수 있다. 산길에서 낙엽이야 어느 때곤 볼 수 있지만, 사람 발 크기의 두 배는 돼 보이는 이 낙엽은 볼 때마다 그 크기에 놀라곤 한다. 앞면은 갈색이고 뒷면은 비둘기색에 가까운 회색인데, 무심코 걷다가 이 무리들을 만나면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나뭇잎들 가운데 한 뼘 크기로 큰 편인 신갈나무 잎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커서 나는 거인 발자국(11/9/17)이라 불러주고 있다.
후박나무 낙엽인데, 사무실 앞 모락산 초입에서만 여러 그루를 보다가(12/13/16) 검단산에선 지난주에 처음 봤다. 아마도 모락산에선 몇 그루가 작은 군락을 이루고 있었던데 반해서 검단산에선 한두 그루만 보여 그 동안 눈에 띄지 않았던 게 아닌가 싶다. 나무로서도 저 큰 잎들을 매달고 있기란 꽤나 고역일듯 싶은데, 그래서 늦가을이 아닌데도 떨어져 구르는 모양이다.
후박나무는 보는 이들을 두 번 놀라게 만드는데, 가지에 달려 있거나 떨어진 이파리들이 크고 우람한 걸로 한 번, 하지만 줄기는 생각보다 호리호리하고 홀쭉하고 매끈해서 또 한 번 놀라게 만든다. 줄기와 잎을 따로 놓고 보면 웬간해선 한 나무라고 맞추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수령(樹齡)이 십여 년 이상 돼 제대로 자라면 아주 볼만할 것 같았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너에 놓인 통나무 벤치 (0) | 2018.11.03 |
---|---|
능선은 언제나 반갑다 (0) | 2018.11.01 |
검단산을 오르는 네 방향 (0) | 2018.10.27 |
남한산성의 세련된 안내판 (0) | 2018.10.25 |
한국과 일본의 품격 있는 맨홀 뚜껑 (0) | 2018.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