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owns Bay 풍경
Posted 2019. 1.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뉴질랜드에서 귀국 전 날 브라운스 베이(Browns Bay) 해변을 이른 저녁을 먹고 걸었다. 11월 하순의 해밀턴과 오클랜드 날씨는 그 동안 몇 차례 경험했던 그 즈음 날씨와는 달리 비가 자주 오고 선선했다. 하늘을 올려봐도 한쪽은 맑은 햇살이 비취는 높고 푸른 하늘인데, 다른쪽은 먹구름이 몰려와 이내 비를 뿌리려는듯 두터운 회색 구름이 잔뜩 덮여 우중충해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분위기 좋은 사진을 몇 장 건질 수 있었다.
해변에서 바라본 하늘도 이쪽과 저쪽이 같은 하늘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화면에는 안 잡혔지만, 여성 둘이 옷을 입은 채로 허리춤까지 차는 물속에 들어가(해안가에서 10여 미터는 훨씬 넘게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 저끝에서부터 천천히 걸으면서 대화를 나누며 길게 횡단하기도 했다. 해변 모래사장도 넓어 걷기 좋고, 그 옆으론 산책로도 잘 마련돼 있는데, 뭔가 다른 방식의 산책을 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다른 해변에선 쉬 볼 수 없는 키 큰 나무들은 구름까지 닿는 풍경을 연출했다.
야자 나무도 군데군데 보였는데, 키가 훤칠하면서도 혼자 안을 수 없을 정도로 굵었다. 저녁 나절의 풍경을 즐기려는 이들은 걷거나 나무 아래 앉기도 하고, 해안 가까이 개를 데리고 산책하면서 또 다른 풍경을 이루었는데, 키 큰 나무 옆의 벤치는 앙증 맞은 미니어처로 보일 정도였다. 다행히 먹구름은 더 이상 몰려오지 않았고, 바다 저 편으로 해가 슬슬 지려는 채비를 하고 있었다. 귀국 전 날의 풍경과 해변 산책으로는 더할 나위 없는 충만함과 충일함을 맛보게 하는 저녁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빨갛게 물이 들기 시작하는 포후투카와 한 그루와 그 옆에 놓인 노란색 벤치가 이곳 풍경에 마침표를 찍어주었다. 이런 해안 풍경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처음 가 본 브라운스 베이는 이렇게 마음에 각인되면서 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동네가 되었다. 내년에 가면 날씨가 어떨지, 그에 따라 풍경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도심의 콘월 공원(Cornwall Park)과 함께 그저 걷기만 해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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